막무가내 라이딩에 부산 황령산 등산로 '몸살'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아무리 자전거가 좋아도 그렇지 좁은 등산로에서 마구 달리면 어떡해요!"
평소 부산 도심 황령산을 자주 찾는 김모(65·여)씨는 이달 20일 등산로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가파른 오르막길 위에서 우당탕 소리와 함께 자전거 몇 대가 엄청난 속도로 내려온 것을 목격한 것이다.
이들은 김씨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나무 계단으로 이뤄진 등산로를 순식간에 내려와 그대로 사라졌다.
김씨는 "어찌나 놀랐는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에만 관할 부산 남구청에 황령산 등산로 내 자전거 출입을 통제해달라는 민원 신고가 3건이나 접수됐다.
현장을 둘러본 담당자는 등산로 곳곳이 자전거 바퀴 자국으로 깊게 패어 있고, 나무 계단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
산악자전거는 자동차와 같은 유압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당한 제동력을 자랑한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잡으면 등산로가 심하게 훼손될 수 있다.
남구 관계자는 "산불 등 비상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임도가 아닌 좁은 등산로에서 이런 식으로 달리면 사고 위험이 있는 데다 등산로 훼손으로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자전거 관련 협회에 협조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발 427m인 황령산에는 정상 봉수대까지 이어지는 왕복 2차선 규모 도로를 비롯해 여러 구간에 걸친 임도와 등산로가 있다.
지난해 봄에는 산악용 오토바이 여러 대가 등산로에 나타나 출입을 통제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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