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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대학 보내줘 감사"…기초수급 할머니, 100만원 기탁
휠체어 탄 몸으로 홀로 손녀 키워…학교에 감사 표시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손녀의 대학 진학을 도와줘 고맙다며 손녀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100만원을 쾌척한 80대 기초생활수급 대상 할머니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경기도 의정부교육지원청과 의정부여고에 따르면 의정부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A양의 할머니 B씨가 지난 3일 감사의 편지와 함께 학교발전기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A양의 부모를 대신해 홀로 A양을 10여년 간 키운 B씨는 최근 손녀의 대학 최종 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
B씨에게 이 소식은 '기적 같은 일'이자 '절망에 빠진 가정에 찾아온 희망의 씨앗'이었다.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이자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형편이 여유롭지 않은 B씨에게 올해는 유독 힘든 한해였다.
밥도 먹지 않고, 죽고 싶다고 말하는 등 우울증 초기 증세를 보인 손녀 A양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어려서부터 가정환경 탓에 놀림과 따돌림을 받으면서도 착실하게 잘 자라준 손녀였는데, 고3에 올라가면서 A양에게 우울증이라는 병이 찾아왔다.
A양의 담임교사와 진로상담교사는 A양이 어려운 사정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해나가며 대학 진학을 꿈꿀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섰다.
교사들의 적극적인 상담과 지원으로 A양은 입학원서를 접수해 수도권의 한 대학교 상담 관련 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B씨는 감사 편지에서 "'그대로 포기하기 아깝다'며 (손녀가) '희망하는 학과의 대학 4곳을 찾아놨으니 원서를 넣으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나 뜻밖이어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고 밝혔다.
또 손녀의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거동이 불편한 B씨를 상담교사가 모시러 가기로 했단 얘기에 "이보다 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일이 있을까요?"라며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B씨가 기탁한 100만원이라는 돈을 놓고 학교 측은 고심에 빠졌다.
B씨와 A양에게 100만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는 B씨의 고집에 학교발전기금으로 받기로 결정했다.
박성규 교장은 "논의 끝에 이 돈은 어려운 학생들의 상담활동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며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으로 인해 우리 교사들이 더 많은 학생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su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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