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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활성 측정기술·중성미자 근원 발견…올해 과학 성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0대 혁신성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따뜻한 숨을 내쉬는 아기를 보고 있으면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단 하나의 수정란이 어떻게 수많은 세포와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된 아기로 탄생할 수 있는 걸까. 이런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이 '올해와 혁신성과'로 선정됐다.
2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세포 속에서 여러 유전자의 활성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단일 세포 RNA 시퀀싱'(Single-cell RNA sequencing)을 '올해의 혁신성과'(Breakthrough of the Year) 중 첫 번째로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현재 이 기술을 활용해 초파리와 예쁜 꼬마선충 등 생물의 발달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열대어의 일종인 '제브라피쉬'(zebrafish)에서 수정란이 분열하며 25개 세포 유형을 생성해 가는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사이언스는 이 기술이 비단 발생학뿐 아니라 생명과학 분야에 널리 적용돼 한 차원 높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됐고, 암이나 당뇨 등의 질환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 밖에도 생명과학 분야에서 여러 혁신성과가 나왔다. 온라인상 유전정보를 단서로, 1970∼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연쇄살인을 저지른 '골든스테이트 킬러'를 잡은 일이 성과로 꼽혔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RNA간섭(interference)' 현상을 기반으로 한 약물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과 분자 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한 성과 등도 리스트에 올랐다.

고에너지 중성미자(neutrino)의 발원지를 알아낸 연구 결과도 올해 10대 혁신성과로 뽑혔다. 12개국 과학자 300여 명이 참여한 아이스큐브(IceCube) 연구단은 고에너지 중성미자의 우주 근원 중 하나가 '블레이자'(blazar)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블레이자는 중심에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무거운 블랙홀이 존재하는 거대한 타원형 은하다. 이 연구에는 성균관대 물리학과의 카르스텐 로트 교수팀도 참여했다.
시베리아의 한 동굴에서 5만 년 전 살았던 소녀의 뼈 화석에 대한 연구 성과도 순위에 올랐다. 화석에 남은 DNA를 분석한 결과 소녀의 어머니는 네안데르탈인, 아버지는 데니소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인류는 3만∼4만 년 전 멸종했다. 학계에서 이들 사이에 종간교배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왔지만, DNA 분석을 통해 실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 그린란드 북서단 히아와타 빙하 아래에서 거대한 운석 충돌 흔적을 발견한 것과, 고대 생물 '디킨소니아'(Dickinsonia)가 동물임을 밝힌 성과, 과학계의 미투(#MeToo) 운동 등도 혁신성과에 포함됐다.

한편 사이언스는 중국 연구진의 유전자 편집 아기 출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증가 및 대응의 부재 등을 올해 과학계 문제로 꼽았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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