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철군' 결정에 동맹국 반발, 러시아는 환영
영 국방장관 "트럼프 대통령 틀렸다"…러 "해결 전망 밝아져"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미국의 갑작스러운 시리아 철군 결정이 나오자 동맹국들은 이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깨질 것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반면 시리아에서 미국과 주도권 경쟁을 벌여온 러시아는 환영했다. 하지만 러시아 일각에서는 미국이 실질적으로 완전히 철군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결정은 이 지역의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 전망을 밝게 한다고 논평했다.
외무부는 또 미군 철수로 시리아 헌법위원회 구성 계획의 미래가 밝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군사 작전이 다음 단계로 넘어감에 따라 우리는 미군을 귀환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했다. 내 임기 동안 그곳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유일한 이유"라고 밝혔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군 세력과 정부군이 내전을 벌여왔다. 내전이 장기화하자 미국은 2014년 시리아 내 IS 격퇴를 명분으로 쿠르드-아랍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하며 개입했고, 이듬해 냉전 시절 시리아의 동맹이었던 러시아가 시리아 내 IS를 공격하겠다며 내전에 뛰어들었다.
미국이 시리아 반군을,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각각 후원하며 시리아 내전은 이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여기에 수니파 무슬림이 다수인 시리아를 두고 같은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 시아파 정권인 이란이 종파적 이해에 따라 내전에 관여하고,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터키도 시리아 쿠르드족의 영향력 확대 억제를 위해 군사 작전에 나서면서 여러 겹의 갈등 구도가 중첩된 분쟁 지역이 됐다.
아사드 정권과 이란의 밀착,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확장 등을 견제하기 위해 분쟁에 개입해온 이스라엘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성명을 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의했다며 "우리는 (미군 철군) 시간표와 작전 방식, 우리에게 미칠 여파를 파악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떤 경우든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와 우리 자신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북동부에 소수의 특수부대 병력을 배치한 영국은 철군에 반발했다.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은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틀렸다고 말했다.
또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국방차관은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나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그들(IS)은 다른 형태의 극단주의로 변화했고, 위협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군이 시리아로부터 완전히 병력을 거둬들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의 프란츠 클린세비치 의원은 블룸버그에 "미국인들이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군 특수부대는 시리아 영토에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싱크탱크인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중동 분석가 유리 바르민은 "가치가 높은 것은 미 공군 전력"이라며 "만약 미국이 국경 건너 이라크에서 항공작전을 계속 수행한다면 그 경우 방정식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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