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해오는 북한 어선 급증에 日 지자체들 처리비용 '골머리'
北어선, 日순시선에 돌멩이 던지고 접촉 사례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올해 북한 선적 추정 어선이 표류해 일본 해안으로 밀려오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본의 지자체들이 선박의 철거에 드는 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난 14일까지 올들어 북한 선적 추정 선박이 동해 쪽 일본 해안으로 떠내려온 사례가 207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다였던 작년의 104건보다 2배가량 많았다.
작년까지는 북한 어선들은 동해의 황금어장 대화퇴(大和堆) 어장 부근에 몰려와 조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활동 영역이 북쪽으로 넓혀져 일본 북단 홋카이도(北海道) 인근 무사시타이(무장퇴·武藏堆)에서 조업을 하는 사례도 많았다.
산케이신문은 표착한 선박의 처분에 드는 비용은 최대 수백만엔(약 수천만원) 수준에 이른다며 철거 작업을 하지 못한 지자체들은 표류해온 배를 해안에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6척의 북한 선적 추정 선박이 표류해왔다는 홋카이도 가미노쿠니초(上ノ國町)의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국가(일본과 북한)간의 문제라서 지자체로서는 손을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작년 북한에서 표류해온 어부들이 홋카이도 앞 무인도에 들어가 비상 대피 시설의 발전기 등을 훔쳤다가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는 일이 생긴 뒤 자국 해안 쪽으로 표류해오는 북한 선박에 대해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 이들 북한 어부 일행 중 1명은 건강에 이상이 생겨 일본 병원에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어선과 감시 활동을 벌이던 일본의 순시선이 접촉하는 사고가 난 사실이 새로 알려지기도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가을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대화퇴 어장 주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북한의 대형 철선과 접촉해 손잡이 부분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 순시선은 작년에는 불법 어업을 단속하던 중 북한 어선으로부터 날아온 돌멩이를 맞아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해상보안청은 올해 단속에서도 북한 어선에서 돌멩이가 날아온 사례가 20건 있었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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