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10대뉴스] ⑨'쌀딩크' 박항서 열풍, 베트남을 휩쓸다
부임 1년여 동안 대회마다 '새 역사'…베트남서 '국민 영웅' 대접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빅 이벤트가 많았던 2018년 국내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한국 축구인'을 꼽으라면 박항서(59)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박 감독은 연일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며 '국민 영웅' 반열에 올랐다.
시작은 부임 약 3개월 만에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나선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었다.
베트남은 연이어 펼쳐진 연장 승부 속 투혼을 불사르며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우승까지 이어지진 못했으나 베트남 축구 역사상 AFC 주관 대회 최고 성적으로 박 감독은 단숨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박항서 매직'에 또 한 번 불을 붙였다.
베트남은 조별리그를 무실점, 3연승, 조 1위로 통과했고, 이후에도 바레인, 시리아를 줄줄이 격파하고 준결승에 올라 사상 첫 '4강 신화'를 일궜다.
준결승전에서 운명처럼 만난 한국에 패하고, 3·4위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에 승부차기 끝에 져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으나 신드롬은 이어졌다.
동남아에서 월드컵보다도 열기가 뜨거운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박 감독의 지도력이 또 한 번 부각됐다.
박 감독은 10년 만의 결승 진출에 이어 우승까지 이끌어 베트남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박항서 매직'은 직간접적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박 감독의 인기가 치솟으며 베트남 국민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베트남 경기 장소 곳곳엔 늘 박 감독의 사진, 베트남 국기와 더불어 태극기가 등장했다.
국내에선 2002 월드컵 한국의 4강 신화를 지휘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빗대 '쌀딩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베트남과 동남아 축구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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