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금리 낮고 안정적" 고정형 주담대 석달새 6조↑
변동형 주담대는 3조원 증가에 그쳐…금리 역전현상에 변동형→고정형
전문가 "중도상환 수수료 따져본 뒤 고정형으로 갈아탈 적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역전현상이 빚어지면서 금리가 낮고 안정적인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석 달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잔액은 변동형 상품보다 두 배 빠르게 증가했다. 은행의 고정금리 상품 신규취급액 비중도 1년여 만에 다시 30%를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가 낮은 상황이 기회라며 변동형 상품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고려해 고정형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잔액은 총 183조8천7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말 잔액인 178조1천898억원보다 5조6천886억(3.1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잔액은 228조5천224억원에서 231조7천943억원으로, 증가 폭이 절반 수준인 3조2천719억원(1.43%)에 그쳤다.
주로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신용대출을 포함하더라도 고정형 대출상품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집계한 예금은행의 가계부문 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신규취급액 비중은 10월 말 기준 32.2%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올해 5월 말 22.2%에 그쳤지만 매달 꾸준히 증가하면서 1년 1개월 만에 다시 30%대를 회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80%에 육박하던 특정금리 연동대출 신규취급액도 67.8%로 떨어졌다.
그간 금융당국은 금리 변동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을 우려하며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적용 대출상품의 비중을 늘리는 데 방점을 찍어왔다.
은행 입장에서는 변동형 대출상품을 판매한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어 이를 선호한다. 고객도 고정금리보다 낮은 변동금리 때문에 변동형 상품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우려가 한층 컸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 상품보다 각광을 받는 셈이다.
이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역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리 상승기 초입에는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높은 변동형 대출상품 금리가 낮고 고정형 대출상품 금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상승한 가운데 금융채를 중심으로 한 시중금리는 하락하면서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14일 기준으로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민평평균 기준)는 2.085%로, 2% 바닥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5월 15일까지만 해도 금융채 5년물 금리는 2.803%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금리가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금리가 낮은 데다가 고정형의 특성상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배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향후 시중금리가 급등하더라도 대출이자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고정금리는 내려가고 있다"며 "고정금리 상품의 인기가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금이 고정형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적기라고 조언했다.
김현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5년 이내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혼합형 상품을 택하는 것이 낫다"며 "현재 완만하기는 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고 3년간 20∼50bp(1bp=0.01%p) 오를 수 있는데 이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동형 상품을 이용한다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따져본 뒤 적극적으로 고정형이나 혼합형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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