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마지막 기생 허산옥 삶 다룬 음악 영화 크랭크인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전주의 마지막 권번 기생이자 여류 화가인 남전 허산옥(1926~1993)의 삶을 다룬 영화가 제작된다.
권번(券番)은 일제 강점기 기생들의 조합을 이르던 말로, 노래와 춤을 가르쳐 기생을 양성하고 기생이 요정에 나가는 것을 감독했다.
남전은 16살 때에 기생이 됐다가 한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졌으나 기생이란 이유로 버림받고 나서 예술에 눈을 떠 국전 화가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그는 특히 동양화에 조예가 깊었으며 전북 예술계의 후원자이자 대변자로 지역에 널리 알려져 있다.
전주의 유명한 한정식집인 '행원'을 운영하며 돈을 벌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게인'을 타이틀로 한 이 영화는 아름다운 풍경과 풍성한 먹거리 등 전주의 정체성이 담긴 한국형 뮤지컬 음악 영화로 오는 16일부터 한 달간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 제작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금 4억7천500만원이 투입된다.
이 영화는 촬영과 편집 등 후반 작업을 거쳐 내년 2월 마무리돼 내년 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어게인'의 여주인공인 연주 역은 인디 영화계의 퀸으로 떠오른 샛별 김예은이, 허산옥 역에는 아이돌 가수 출신 김소이가 캐스팅됐다.
영화는 한정식의 원조이자 허산옥의 삶이 담긴 공간인 '행원'과 전주 8경을 무대로 음식과 노래가 한데 어우러진다.
영화와 함께 허산옥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모바일 영상인 웹콘텐츠 '권번 기생 허산옥 소재 뮤지컬 웹 무비(20분 5부작)'도 동시에 제작될 예정이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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