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 없으나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정규직 전환 평가표 구설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사업단 노조 "자의적 해석 가능" 성토
사업단 측 "공식 문서 아니다…실제 면접에선 사용하지 않는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 정부출연 연구기관 산하 조직이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부서장의 자의적 평가 항목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비정규직 직원 중 상시·지속 업무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다.
서류, 인성 검사, 부서장 평가, 직무 면접, 직무 외 면접 등으로 절차를 정해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노조에서 확보한 부서장 평가표 문서에는 평가자의 주관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는 설명이 들어 있다.
'반드시 채용(S)·채용 추천(A)·채용 가능(B)·채용 유보(C)·채용 불가(D)'로 나눈 점수에서 문제의 소지가 큰 건 '채용 유보' 등급이다.
채용 유보 난의 확인 사항에는 '결정적인 단점은 보이지 않으나, 나의 부하직원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라는 설명이 명기돼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김종유 정책국장은 "평가자 주관과 감정을 전환 절차에 넣겠다는 뜻"이라며 "이런 불합리한 평가 기준을 염두에 둔 건 사업단 운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 측은 해당 평가표를 공식적으로 쓰는 건 전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업단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잘못 작성한 것으로, (이걸 활용하자고) 의사 결정된 바 없다"며 "이런 표를 가지고 실제 면접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그러나 전환 절차의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사업단 측에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 사업단에서는 면접이 한창 진행 중"이라며 "현장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즉시 시정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하는 한편 전환이 끝난 후 불합리한 사항이 발견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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