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억류 두 캐나다인…北보고서 쓴 前외교관과 유명 대북사업가(종합)
김정은 위원장과 친밀감 과시 사진 페이스북에 올려
(서울·홍콩=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안승섭 특파원 = '화웨이 사태'의 유탄을 맞아 중국 당국에 체포된 두 캐나다인이 모두 북한과도 인연을 맺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13일 A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첫 희생양이 된 마이클 코프릭은 캐나다 토론토 태생의 전직 외교관으로 최근 홍콩에서 거주했다.
토론토대와 컬럼비아대에서 수학한 코프릭은 졸업 후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근무했고, 언론인과 컨설턴트로도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동북아시아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외교관으로 입문해 주 홍콩 캐나다 총영사관과 주 베이징 캐나다 대사관 등 중화권에서 주로 근무하면서부터다.
대사관 1등 서기관과 부영사로 활동하던 2014∼2016년에는 곳곳을 여행하며 중국 정치와 정부 정책에 관한 현장 조사를 하고 반체제 인사들과 만났다고 AP는 전했다.
이런 활동은 중국에서 근무하는 외교관과 외국인 기자들 사이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지만,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스파이 혐의를 사게 된 원인이 됐다.
중국어에 능통한 코프릭은 2년 전 무급 휴가를 내고 외교 일선을 떠나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동북아 선임고문으로 합류, 중국·일본·한반도 등 동북아 정세를 연구해왔다.
ICG에서 그는 북한 핵위기에 관한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데이비드 멀로니 전 주중 캐나다 대사는 현지 신문에 "매우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현 국면에서 두 번째로 중국 당국에 체포된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는 대북 사업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AP에 따르면 한국어에 능통한 스페이버는 고향인 캘거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강원대에서 북한 문제를 공부하는 등 16년 동안 동아시아 관련 연구와 업무에 종사해왔다.
캐나다의 대북교류단체 '백두문화교류사' 대표인 스페이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북한의 고위 인사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김 위원장과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힌 적도 있다.
2013년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2015년 설립한 백두문화교류사는 북한과의 스포츠·문화·사업 교류와 관광을 담당하고 있다. 이 단체는 "더 큰 평화와 우정, 이해를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다만 스페이버의 대북 활동 방식과 관련해 북한의 인권 문제 비판을 꺼리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고 AP는 전했다.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북한을 여행한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버가 11일 서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이 콘퍼런스 관계자는 "그는 당초 서울에 올 예정이었으나, 아무도 그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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