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크린으로 변신한 거울…신개념 기술 등장
KAIST 신인식 교수팀 "스마트폰 기반 터치 사운드 위치 파악"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이른 새벽(한국 기준) 펼쳐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손흥민의 경기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화장실 거울에서 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산학부 신인식 교수·김효수 연구교수 연구팀이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고 13일 밝혔다.
신 교수 연구팀의 성과는 터치 사운드 위치 파악 시스템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활용해 책상, 가구, 벽 등 우리 주변 사물을 가상 키보드로 만들어 준다.
유튜브 영상 시청이나 장문의 메일 작성 시 작은 화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친구와 체스 같은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다.
터치 사운드 입력 기술은 다양한 사용 환경에서도 입력을 일관성 있게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사용자가 매번 다른 재질의 사물을 터치 입력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책이나 가방 등 다른 물체의 위치나 소음 수준이 시시각각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사용자가 손톱으로 사물을 터치했을 때 발생하는 충돌 소리가 고체 표면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소리가 공기를 통해 전달될 때와는 달리 고체 표면에 전달될 때에는 주파수에 따라 다른 속도로 전달되는 분산(dispersion) 현상이 나타난다.
분산 현상은 주파수 별로 소리 도달 시간 차이를 일으킨다.
그 간극은 소리 전달 거리에 비례해 증가한다.
김효수 연구교수는 이런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고체 표면을 통해 전달된 터치 소리를 스마트폰에 녹음했다.
이후 간단한 조정 과정을 통해 주파수별 소리 도달 시간 차이와 소리 전달 거리 관계를 파악했다.
연구팀의 시스템은 17인치 터치스크린에서 평균 0.4㎝ 이내의 측정 오차를 보였다.
나무 책상, 유리 거울, 아크릴 보드 등 다양한 종류의 사물에서도 오차가 1㎝를 넘지 않았다.
기존엔 터치 입력 위치파악에만 수백 초 소요되는 것과 달리 해당 기술은 10초 이내의 간단한 조정 과정만 거치면 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신인식 교수는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마치 터치스크린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재미있고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 것"라며 "마이크로폰 3∼4개만 설치해도 터치 입력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아시아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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