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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선 웃지만, 입시에선 울어요"…딜레마 빠진 강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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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선 웃지만, 입시에선 울어요"…딜레마 빠진 강원교육
강원지역 일선 교사들 '학력 향상' 대책 논의…해답은 '아직'
"'학력'이 금기어처럼 인식…학습 권하지 않는 분위기 교실에 팽배"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교실 안에서는 행복하지만, 원하는 대학은 못 가요."
학생의 자율성과 학습 분위기 사이의 딜레마는 고등학교 교실 안에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강원 교육현장에서는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와 수능 등 수치로 나타나는 학력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학교 교육에만 의존해야 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배울 권리는 심각하게 침해받는 실정이다.
이에 강원지역 고등학교 교사와 강원도교육청 등 입시교육 관계자 20여 명은 최근 '도내 고교생 학력 향상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먼저 자기 주도 학습 분위기 저하를 가장 큰 문제로 꺼냈다.
2010년 모두를 위한 교육 1기가 출범한 이후 학교 민주주의와 학생 자율성·인권은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으나, 수치화된 성적을 벗어난 '신 학력'을 강조하면서 교육현장에서 '학력'이라는 말 자체가 금기처럼 인식됐다는 것이다.
또 학습선택권 조례 제정 등으로 방과 후 수업, 자율학습 참여가 급격히 떨어져 학생들에게 학습을 권장하지 않는 분위기가 교실 안에 가득하다는 지적이다.
A 교사는 "야간 자율학습을 핑계로 학교에 남는다고 부모를 속이고 저녁에 PC방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라며 "부모 동의 없이 자율학습을 선택할 수 있어 생기는 폐단"이라고 말했다.

수준별 수업프로그램에 대한 오해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우열반'이라는 틀에 갇혀 실제 학생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B 교사는 "현실적으로 교실 속 학생들의 수준 편차가 너무 크다"며 "낙인 효과를 겁내면서 수준별 맞춤형 수업을 미루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기초학습 대신 체험·진로 학습으로만 활용되는 점, 수시 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대한 낙관이 교실 안에 팽배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참석자들은 방과 후 수업·자율학습·수준별 학습 등을 학교 자율로 운영하게 하고, 각급 학교에서 전국 연합 학력고사 실시 이후 피드백을 제공하게 하는 등 대책을 논했지만 뾰족한 해답은 나오지 못했다.
도교육청은 모두를 위한 교육 3기 중점 사항으로 고등학교 혁신을 꼽고 있다.
현재 대입과 맞물려 제대로 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민병희 교육감은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성적 중위권이라는 학생들이 공부하려 해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학교에서 정규수업시간을 통해 공부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학생의 생각을 발표하고, 협력·토론하는 큰 틀에서의 학력관을 유지하면서, 대입에 집중하고자 하는 학생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최근 개최한 학력 향상 대책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도교육청 차원의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yang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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