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반발에도 터키·시리아 쿠르드 경계에 美 초소 설치
미 국방부 발표…시리아 북동부 국경지역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의 강한 반발에도 미국이 터키와 시리아 쿠르드 지역의 경계에 미군 감시 초소를 설치했다.
롭 매닝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제임스) 매티스 장관의 지시에 따라 우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 터키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자 시리아 북동부 국경지역에 감시초소를 설치했다"고 11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앞서 지난달 미군이 터키와 접한 시리아 국경지역에 감시 초소를 설치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터키는 미국이 '테러조직'을 보호하려 한다며 반발하면서, 미국에 쿠르드 민병대와 협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쿠르드 민병대는 시리아에서 IS 격퇴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역할을 하지만,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본다.
이날 매닝 대변인은 터키의 반발을 의식, "우리는 터키의 안보 우려를 심각하게 여기며, 시리아 북동부를 안정시키기 위해 터키와 공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감시 초소 설치는 사실상 터키군의 시리아 군사작전 재발을 차단하고 쿠르드 민병대의 동요를 진정시키려는 조처다.
올해 10월 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르드 병력이 점령한 유프라테스강 동쪽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 준비가 끝났다고 위협했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전후 SDF 점령 도시 코바네와 탈아비아드가 터키군으로부터 포격을 당했고, 그에 따라 SDF가 시리아 동부에서 IS 격퇴전을 일시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8년째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의 개입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이 사실상 승리했지만, 북서부는 터키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북동부는 미국과 협력하는 쿠르드 민병대가 각각 점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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