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시범철수 GP 파괴현장 상호검증 착수…'65년만에 처음'(종합)
오전·오후 북·남측 철수 GP 번갈아 현장검증…"긴장완화·신뢰구축 이정표"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첫 상대측 GP 방문…11개조 154명 투입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남북은 12일 최근 철수 및 파괴 작업을 마친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GP(감시초소)에 대한 상호검증에 착수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 각각 11개 조 총 154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반은 남북 시범 철수 GP를 연결하는 오솔길을 통해 이동했다. 북측은 검증반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 가로 3m, 세로 2m의 황색기를 설치했으며, 양측은 이곳에서 만나 각각 GP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9시에 우리측이 북측 GP 철수현장을, 오후에는 북측이 우리측 GP 철수현장을 각각 방문해 검증한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오늘 아침, 지난 10여 일 동안 개척한 11개의 임시통로를 이용해 군사분계선(MDL)으로 이동을 시작했다"며 "우리측 검증반은 오전 9시에 군사분계선상 상호연결지점(황색깃발 설치 지점)에서 북측 안내요원을 만나 북측 GP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남북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비무장지대 내에 설치된 GP를 상호 방문해 들여다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시범 철수 대상 GP 각각 11개 중 10개를 완전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을 보존했다.
남북은 또한 GP 시범 철수 상호검증을 위해 현장검증반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오솔길을 새로 개척했다.
남북은 시범 철수 GP마다 7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반을 각각 투입한다. 각 검증반은 대령급(북측 대좌급)을 반장으로 하며, 검증 요원과 촬영 요원으로 구성됐다.
상호검증 작업은 GP 시설물이 복구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는지, 군사시설로 전용될 수 없도록 불능화됐는지에 중점을 두고 이뤄진다. 지하시설로 구축된 북측 GP의 지하 공간에 대한 검증도 실시된다.
국방부는 "북측 GP에 대한 현장검증에서는 모든 화기와 장비, 병력이 철수했는지, 감시소와 총안구 등 지상 시설물이 철거됐는지, 지하 연결통로 및 입구 차단벽 등 지하시설물이 매몰·파괴됐는지 등의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오후에는 북측이 우리측이 검증한 동일한 방식으로 우리측 GP에 대해 현장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굴착기를 동원한 우리측과 달리 폭파 방식으로 GP를 파괴했기 때문에 지하까지 매몰돼 검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측 검증작업에는 지하시설의 형태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지하투과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와 지하로 구멍을 뚫어 내리는 내시경 카메라 등의 장비가 투입된 것으로 얼려졌다. GPR은 고주파 신호를 지하로 보내 지하 내부 및 구조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장비다.
국방부는 "남북의 현역군인들이 비무장지대 내에 오솔길을 만들고, 군사분계선을 평화롭게 이동하는 것은 분단 이래 처음 있는 일로 남북 군사 당국의 합의 이행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의미 있는 조치"라며 "이번 상호 현장검증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신뢰구축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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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시범철수 GP 파괴현장 상호검증 착수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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