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원, 보잉-엠브라에르 합작사 설립 중지 결정 번복
합작사 설립은 차기정권에서 가능…보우소나루 당선인 입장에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보잉과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 엠브라에르 간의 합작회사 설립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제3 지역 연방법원의 루이스 아우베르투 지 소우자 히베이루 판사는 지난주 상파울루 지역 1심 법원이 내린 보잉-엠브라에르 합작회사 설립 계약 이행 중지 결정을 무효로 했다.
히베이루 판사는 당사자 간에 자율적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계약에 사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법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번복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법원의 빅토리우 기우지우 네투 판사는 지난 5일 "정권교체기인 현시점에서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계약 이행 중지를 결정했다.
이는 좌파 노동자당(PT) 연방하원의원들의 요청에 따른 임시결정이었으며, 보잉과 엠브라에르 양측이 곧바로 항소했다.
보잉과 엠브라에르는 지난 7월 상업용 항공기 부문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합작회사의 자본금은 47억 달러이며 보잉이 80%, 엠브라에르가 20%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결정이 번복됐으나 보잉-엠브라에르 합작회사 설립은 다음 정권에서 가능한 일이다.
이와 관련,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입장이 주목되고 있으나 당선인 측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상파울루 주(州) 상 주제 두스 캄푸스 시에 본사를 둔 엠브라에르는 1969년 국영 항공기 회사로 설립됐다. 1994년에 민영화됐으나 주권과 안보상의 이유로 정부가 인수합병을 포함해 모든 협상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골든 셰어'로 불리는 특별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브라에르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캐나다의 봄바디어와 함께 세계 3∼4위를 다투는 항공기 제작회사로 꼽힌다.
엠브라에르는 상업용 항공기 외에 경전투기 'A-29 슈퍼 투카누(Tucano)'와 대형 군용 수송기 KC-390 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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