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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탄 열차가 탈선이라니" KTX 후속 조치도 엉망 승객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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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탄 열차가 탈선이라니" KTX 후속 조치도 엉망 승객 '분통'
"자녀 입시문제로 상경길이었는데"…사고 승객 한파 속 '덜덜'

<<8일 낮 12시 33분 송고한 지방 '"다친 승객이 먼저 연락하라니" KTX 후속 조치 엉망 승객 '분통'' 기사 본문 중 'KTX 측'을 '코레일'로 바로잡습니다.>>

(강릉=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내가 탄 열차가 탈선한 사고도 끔찍했는데 코레일은 안이하게 대처했고 후속 조치도 늦어 한파 속에 2시간이나 덜덜 떨어야 했습니다."
강릉역 출발 후 5분여 만에 탈선한 사고 열차 승객들은 8일 이른 아침부터 자녀 입시문제로 상경길에 오르거나 취업과 회의 참석 등 중요한 일정이 있었지만, 코레일의 안이한 대처와 더딘 후속 조치로 차질을 빚자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는 이번 겨울 들어 최강한파가 몰아친 이 날 오전 7시 35분께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철도에서 발생했다.
당시 198명이 탑승한 서울행 KTX 열차는 선로에서 미끄러지면서 열차 10량 대부분 탈선했고, 기관차 등 앞 2량은 90도가량 'T'자 형태로 꺾였다.
사고 충격으로 선로는 뜯겨나갔고 열차가 들이받은 전신주는 완전히 쓰러져 휴짓조각처럼 변하는 등 말 그대로 대형사고였다.
인명피해가 14명 부상에 그친 것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뿐. 대부분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려고 열차를 탔던 승객들은 코레일의 안이한 대처와 늑장 조치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렸다.

승객 이모(45·여·강릉시)씨는 "자녀의 대학 입시문제로 서울로 가던 길이었는데 코레일과 강릉역의 안이한 대처로 결국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고 직후 겨우 열차 밖으로 탈출한 뒤 곧바로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다른 승객 18명과 함께 강릉역으로 이동했다"며 "90도가량 꺾여 한동안 객차에 갇혀 있던 승객들보다 빨리 탈출해 그나마 일찍 수송됐지만, 나머지 승객은 한참을 추위 속에 떨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강릉역에 도착한 이후에도 코레일은 2만7천500원가량 승차권 환급 안내만 할 뿐 대체 이동 수단은 전혀 마련하지 않아 승객들과 마찰을 빚었다"며 "결국 상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토했다.
이날 강릉역에서 사고 열차를 타고 평창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던 승객 방모(22)씨는 스키장 취업을 앞두고 중요한 일정이 있었지만, 이 사고로 물거품이 됐다.
방씨는 "열차를 타면 목적지까지 25분가량 소요되는데 이 사고로 사실상 2시간가량 발이 묶였다"며 "열차에서 탈출한 뒤 사고현장 주변에서 30분가량 서성였고, 추위를 피해 이동한 비닐하우스에서도 1시간가량 기다린 뒤에야 대체 수송 버스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취업과 관련한 중요한 일정이었는데 기회를 놓쳐 아쉬움이 크다"며 "다른 승객들도 회의 등 중요한 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의의 늑장 대처뿐만 아니라 사고 직후 안이한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승객은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객차가 많이 기울었는데도 승무원들은 큰 사고가 아니라고만 해 답답했다"며 "사고 대피 과정에서도 여성 승무원 한 명이 나와 안내하는 등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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