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NSC 前국장 "北의 추가조치 상응하는 보상 필요"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에릭 브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담당 국장은 미국이 대북 협상 전략에서 '단계적 접근'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8일 보도했다.
브루어 전 국장은 VOA와 인터뷰에서 "압박의 동력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협상 전략을 제고할 필요는 있다"며 "단계적 접근 방식을 고려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추가적 조치에 상응하는 약간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계적 접근'에 대해 "출발점으로 북한이 모든 핵물질 생산 시설에 대해 신고하고, 관련 시설을 일부라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런 조치라면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고, 일부 제재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들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법적 토대를 제공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처럼 북한이 합의한 특정 조처를 하고 이것을 검증하고 난 뒤 제재 일부를 해제할 수도 있다며 "만일 합의된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제재가 즉시 복구되도록 하는 '스냅백'(snapback) 메커니즘을 북한 비핵화 과정에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미국 등이 비핵화를 위해 북한에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브루어 전 국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만나서 합의하고 서명할 것을 먼저 실무협상에서 도출해야 한다"면서 "(정상회담) 합의에는 핵시설 사찰 대상, 일정 등과 같은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 담을 필요는 없다"고 제언했다.
앞서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례적으로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언급하며 단계적 대북제재 완화 검토가 열려있음을 시사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NSC 국장을 지낸 전직 관료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밝혀 주목된다. 브루어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에서 미국의 최대 압박 작전 수립·이행에 참여한 인물이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