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물 산복도로 모노레일…잦은 고장에도 안전관리 허술
관할 지자체 안전관리 업체에 위탁하고 사실상 손 놓아
소방 구조훈련도 전무…"안전 대책 마련해야"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비탈길이 많은 부산 산복도로에 설치된 경사형 모노레일이 잦은 고장을 일으키면서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사형 모노레일은 주민 교통편의 증진은 물론 관광명소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어 지자체가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 노인 교통 복지에 관광 효과까지…일석이조 모노레일
전국 최초 경사형 모노레일은 부산 중구 영주동 오름길에 2014년 6월에 생겼다.
가파른 계단이 많은 산복도로 노인의 이동을 도우려고 설치됐다.
모노레일이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복도로를 올라가면 느낄 수 있는 탁 트윈 전망에 관광객은 탄성을 자아낸다.
정부는 경사형 모노레일을 생활 불편 개선과 도시재생 모범사례로 소개했고 다른 지자체들은 앞다퉈 비슷한 시설을 벤치마킹했다.
동구는 2016년 3월 좌천동에 36m와 62m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2개를 설치했다.
2016년 5월 23일에는 피란민의 애환이 묻어 있는 초량 168계단 위에도 60m 모노레일을 설치했다.
자체 동력으로 이동하는 모노레일은 교통시설로 분류되고 당기는 힘으로 이동하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승강기로 분류되지만 보통 명칭은 경사형 모노레일로 통칭해서 부른다.
◇ 애물단지 전락할라…잦은 고장에도 관리는 '허술'
모노레일은 애초 설치비와 관리·운영비 문제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어르신 교통편의 증진을 위한 복지시설로 도입됐기 때문에 무료로 운영되다 보니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관리·유지 비용만 늘어나고 있다.
모노레일이 주민 편의를 증진시키고 관광객도 불러 모았지만, 안전관리는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다.
지난달 21일 부산 동구 좌천동 산복도로에 있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
관리 업체가 119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 해결을 하려고 하던 사이 A(10)군이 40여분간 모노레일 안에 방치됐다.
사고가 난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2016년 3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뒤 모두 10차례 고장이 났다.
이 엘리베이터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1, 2호기를 합쳐 1천200명에 달한다.
2016년 5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초량 168계단 위 모노레일도 지난해 3차례 멈춰섰다.
이처럼 잦은 고장에도 지자체는 관리 업체에 안전관리 업무를 위임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업체가 하는 월 1회 정기 점검과 연 1회 승강기 안전공단과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하는 점검이 전부였다.
관리는 물론 사고 대응도 적절하지 못했다.
구청 폐쇄회로(CC) TV 통합 관제센터에도 모노레일 고장 장면이 잡히지 않았다.
모노레일 내부에 설치된 비상 전화도 업체로만 연결되도록 설계돼 있다.
사고에 대비해 소방과 지자체가 함께 하는 구조훈련도 한차례도 진행된 적 없었다.
구는 뒤늦게 소방에 합동 구조훈련을 요청했다.
동구 관계자는 "앞으로 비상상황 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강화하고 비상 전화가 구청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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