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6천억·남북협력 1천억 삭감…정부예산안서 5.2兆 감액
정부증원요구 공무원 3천명 예산도 삭감…청와대 특활비 96억5천만원은 유지
4조 세수부족, 국채발행 보전 허용…추가 발행한도 1.8조로 최소화
여야 원내대표 테이블 오른 '5대 쟁점' 패키지 타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회가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나흘 넘긴 6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잠정 합의한 가운데 당초 정부안의 총지출 가운데 약 5조2천억원을 감액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합의한 이 같은 감액 규모는 지난달 22일부터 이어진 예산심사 결과 등이 반영된 것이다. 정확한 전체 예산 규모는 증액 사업과 규모가 확정돼야 알 수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일자리 예산과 남북 경제협력 사업, 공무원 증원 예산 등 쟁점 예산에 대해선 정부안보다 삭감하고, SOC(사회간접자본) 예산과 저출산 대책 예산을 증액하기로 했다.
두 정당의 합의안에 따르면 야당이 집중적으로 삭감을 요구한 단기일자리 예산은 6천억원이 감액됐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일자리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5천억원이 편성된 가운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정부의 단기 일자리 양산을 막겠다'며 대대적인 '칼질'을 예고했다.
특히 6천억원의 감액은 야당이 중점적으로 삭감을 요구했던 2조8천억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과 각각 4천여억원이 편성된 취업성공패키지 지원사업,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야당이 주요 삭감 대상으로 삼았던 1조977억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은 최종적으로 약 10%에 해당하는 1천억원이 감액됐다.
야당은 남북 경협 예산 가운데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사업은 '깜깜이 예산'인 만큼 인정할 수 없다며 비공개 사업에 책정된 예산의 삭감을 주장했고, 여당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를 위해서는 남북협력기금을 정부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기본사업에 대해 지장이 없는 항목에서 감액했다"고 말했다.
야당이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던 정부의 특수활동비는 전체적으로 22.4%가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막판까지 최대 쟁점으로 남았던 대통령비서실 특활비의 경우는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 정부안인 96억5천만원이 그대로 확정됐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특활비가 작년에 30% 삭감됐는데 올해 전년 대비 증액 없이 그대로 편성돼 정부안을 그대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여야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렸던 공무원 증원 부분은 당초 정부의 계획보다 3천명을 줄이기로 했다.
문재인정부는 5년간 자연증가분을 포함해 공공부문 일자리 17만4천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하고, 내년에 중앙·지방직 공무원 3만명을 증원하기 위한 예산 4천억원을 배정했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서 소방관, 집배원을 제외하고 전 분야에서 일정 인원씩 공무원 증원 규모를 줄이기로 함에 따라, 3천명에 해당하는 인건비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감액되는 셈이다.
예결위 예산안심사소위의 파행을 불러오는 등 여야가 끝까지 대립한 지방재정분 증가와 유류세 인하 등으로 발생한 4조원의 세수변동분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국채 발행을 통한 보전을 허용하되, 추가 국채 발행 한도를 최소화했다.
여야는 내년도 국채 발행의 추가 한도를 1조8천억원으로 한정했다.
또, 정부가 올해 세입 초과분으로 연내에 국채 4조원을 조기에 상환하도록 했다.
예결위 관계자는 "내년에 초과 세입이 발생하면 국채 발행이 필요 없게 되지만, 내년에 국채 발행을 해야 할 경우 추가로 최대 1조8천억원까지만 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 수정안을 7일 본회의에 제출해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달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해 정부 제출 예산안은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데 이어 지난 3일 상정됐다.
본회의에서는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이 먼저 표결에 부쳐지며, 가결되면 정부 원안은 자동 폐기된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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