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스탄불공항의 '그림자'…"노동자 52명 숨져"
터키 야당의원, 사회보장당국 자료 공개
건설 현장 시위로 기소된 노동자 재판 시작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거대 프로젝트'로 추진된 이스탄불공항 건설 과정에서 노동자 50여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알리 셰케르 의원은 5년간 이스탄불공항(IGA)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5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힌 것으로 독일 dpa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케르 의원은 이스탄불 사회보장당국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근거로 이같은 노동자 사망 집계를 제시했다.
현지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공항 건설 현장에서 구급차가 급히 빠져나가는 걸 여러 번 봤다"면서 "업계에서도 산재 사고가 적지 않았을 걸로 대체로 예상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10월 말 터키 공화국수립기념일에 맞춰 1단계로 개항한 이스탄불공항은 내년 1월부터 현재의 '아타튀크르공항'을 완전히 대체해 터키의 관문공항 역할을 하게 된다.
사업 초기 터키 정부는 2019년 하반기에 개항하는 계획으로 건설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개항 시기를 1년 앞당기며, 일정을 서둘렀다.
터키 정부에 따르면 새 공항은 2023년 최종단계 확장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최대 2억명 승객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최대 공항' 타이틀을 갖게 된다.
이러한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건설 현장의 열악한 근로 환경, 무리한 조기 개항과 겨울철 공항 이전에 따른 안전우려, 생태계 파괴 같은 논란도 따랐다.
특히 개항 예정일을 한 달 반 앞두고 현장 노동자의 불만이 시위로 폭발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동원해 시위를 강제 진압하고, 시위 노동자 수백명을 연행했다.
이스탄불 검찰은 시위 노동자와 노조원 61명을 불법시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그중 31명은 구속기소했다.
기소된 시위 노동자에 대한 재판이 5일 이스탄불법원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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