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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동 거는 北외교…美, 中과 만나고 南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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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동 거는 北외교…美, 中과 만나고 南과 대화
제재완화 요구 버티기서 대화 모드로 전환…"내부구상과 전략결정 마무리한 듯"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한 해가 저무는 시점에서 북한의 비핵화 외교가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초 미국 중간선거 직전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의 외교적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북한 비핵화 외교를 관장하는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리용호 외무상이 6∼8일 중국을 공식 방문해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리 외무상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다며 "왕 국무위원 등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 중북 관계, 한반도 정세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이 베트남과 시리아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평양을 떠날 때는 예정되지 않았던 일정으로 최근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리 외무상이 베트남과 시리아 방문을 위해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판문점에서는 역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인물인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이 미국 측 핵심 인물인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과 만났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내년 초 개최가 거론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정상회담에 앞선 고위급회담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다 북한은 물밑에서 남쪽 정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실행하기 위한 본격적인 의견교환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북한의 외교적 움직임은 북미 고위급회담 무산을 전후로 제재완화를 요구하면서 지난달 내내 대미 압박의 수위에 초점을 맞추며 유지해온 강경 기조의 변화로 읽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달 2일 외무성 미국연구소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핵·경제 병진노선의 부활을 언급하는가 하면, 북한의 대외적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런 발언이 개인의 판단으로 써낼 수 있는 구절이 아니라며 북한 지도부의 불편한 심기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조선중앙통신 보도 날짜) 국방과학원 시험장에서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 무기 시험을 직접 지켜보기도 했는데, 올해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병진노선 대신 선택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의 고수를 재강조하며 그동안의 버티기 모드에서 협상 모드로 전환하려는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논설에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에 대해 오랜만에 "조성된 정세와 혁명발전의 새로운 단계, 인민의 지향을 반영한 가장 정확한 혁명노선"이라고 강조했다.
논설은 또 자력갱생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세계와의 교류와 협조가 활발해지게 될 때"라고 언급, 비핵화를 통해 제재를 풀고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북한의 태도 변화는 중간선거라는 미국의 중요 정치일정이 마무리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의 대북 입장이 정리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구상과 전략 결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대화와 교섭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이 내년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고 세 군데 장소를 검토 중이라며 "김 위원장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우리는)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또 G20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G20을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빠르게 변화하는 속에서 북한도 이런 흐름에 낙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셈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북한이 외교의 장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서 연말은 한해 결산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G20 분위기에 힘입어 오히려 새로 시작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ch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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