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킴에 갑질 논란' 김경두, 합동감사 중 사과·사퇴(종합)
"저와 가족,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사과문 발표
문체부 "조사 사안 많아 감사 기간 연장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의 호소문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이 사과문을 내고 "컬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은 팀킴의 폭로에 반박하거나 "감사에서 소명하겠다"고 대응해왔으나,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합동 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김 전 부회장은 4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이번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선수들의 호소문으로 인해 선수 본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렸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공개 사과했다.
그는 "특히, 선수들에게 저의 표현방식의 미숙함으로 크나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팀킴 선수들은 지난달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도, 의성군 등에 호소문을 보내 김경두 전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은 김 전 부회장 일가가 팀과 훈련시설(경북컬링훈련원)을 사유화하는 바람에 피해를 봤고, 상금을 제대로 분배받지 못했으며, 폭언을 듣는 등 인격적으로 모독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부회장은 "저와 우리 가족은 이 시점부터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25년간 컬링만을 바라보며 가족과 친구들의 희생과 함께, 컬링의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부족함이 너무나 컸다"며 "저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컬링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팀킴 지도자 위치는 물론 컬링계에서 떠나겠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김 전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팀킴 선수들의 호소에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경북도는 지난달 19일부터 합동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는 오는 7일까지 3주 동안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됐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오영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현재 감사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조사 사안이 많아서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김 전 부회장 가족이 감사에서 수세에 몰려 돌연 사퇴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팀킴의 호소문이 공개된 직후 김 전 부회장 가족은 기자들에게 '사실확인서'를 보내 "선수들 주장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적극 반박에 나선 바 있다.
또 1990년대부터 컬링 불모지였던 한국에 컬링을 보급하기 위해 온 가족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고자 했다.
그러나 김 전 부회장 가족의 전횡을 고발하는 추가 폭로가 잇따르자 더는 대응하지 않고 "감사에서 소명하겠다"며 언론 접촉을 피했다.
이후 팀킴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부회장 가족을 재차 비판했고, 이들을 지도한 외국인 코치 피터 갤런트와 한국컬링지도자협회도 팀킴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 10여년간 함께 한 선수들의 마음을 다 보듬지 못했고, 상처를 준 것은 다 제 불찰이다. 올림픽 기간 뜨거운 응원을 해 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다시 한번 머리 숙인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 인해 컬링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지지 않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선수들은 더는 상처받지 않고 더욱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사과문을 맺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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