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켓, 상륙 3년만에 재배면적 10% 육박…"묘목 못 구해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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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국내 과일 시장에서 '샤인머스켓' 포도와 '엔비' 사과로 대표되는 신생 외국 품종이 큰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도 '토종 품종' 개발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인터넷쇼핑 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9월 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샤인머스켓 포도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60%나 급증했다.
엔비 사과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228%나 껑충 뛰었다.
샤인머스켓은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어 SNS나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우리 식탁을 파고들었다.
평소 먹던 캠벨이나 거봉 포도는 씨와 껍질이 있어 먹기에 번거로운데, 샤인머스켓은 당도가 높고 크기가 큰 데다가 먹기도 쉽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국내에는 껍질째 그냥 먹어도 되는 청포도 품종이 딱히 없었다"며 "다른 품종은 우리나라에서 재배가 어려운데, 샤인머스켓은 평소 하던 대로 키워도 수확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샤인머스켓은 1㎏당 적어도 1만원 이상 받을 수 있다"며 "캠벨 1㎏이 2천∼3천원, 거봉이 6천원 이상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적어도 2∼3배 이상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어 농가에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외국 품종이긴 하지만 미국·칠레산 수입 청포도와 달리 엄연한 '국내산'이다 보니 농약 등에 대한 우려로 수입산을 꺼리는 국내 소비자들도 쉽게 공략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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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에 따르면 샤인머스켓은 일본에서 유래했다. 2006년 일본에서 처음 개발돼 2015년 국내에 도입됐다.
다만, 품종 개발 후 6년 이내에 우리나라에 품종 등록을 해야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데 일본에서 하지 않아 우리 농가가 일본 측에 따로 내는 비용은 없다.
샤인머스켓은 국내에 처음 도입된 뒤 3년 만에 추정 면적으로는 약 1천㏊, 전체 포도 재배면적 가운데 약 7∼8%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2015년 도입 이후 최근 3년간 포도 농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며 "일선 농가에서 묘목이 없어 구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 농업 당국 역시 이 같은 샤인머스켓 열풍을 인지하고, 국내 토종 품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입 청포도는 씨를 없애고 알맹이 크기를 키우고자 생장조절제를 투여하는데, 약 없이도 큰 포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농진청 관계자는 "캠벨 정도의 크기로는 이미 개발돼 있지만, 거봉 정도의 크기가 나오려면 최소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현재 국내 품종 포도로는 '흑보석'이라는 거봉과 유사한 품종이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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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유래한 사과 품종인 엔비 역시 대형마트 할인 행사 등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우리 사과 시장은 흔히 '부사'로 널리 알려진 '후지' 품종이 전체 재배면적의 60∼70%를 차지하고, 토종 품종인 '홍로'가 16%가량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엔비 사과는 국내 1개 기업이 독점적인 권리를 가지고 전량 계약재배를 통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빠르게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엔비 사과는 다른 품종보다 경도(단단함)가 높고 신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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