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프간 평화협상 지원해달라"... 파키스탄 총리에 편지
"아프간 전쟁은 모두에게 손실"…칸 총리 "우리도 노력할 것"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과 관련해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4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지오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칸 총리는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반군 탈레반과의 협상에서 파키스탄의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밝힌 편지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평화 관련 합의는 미국의 여러 글로벌 지역 현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아프간 전쟁 종식을 위해 파키스탄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프간 전쟁은 미국과 파키스탄 모두의 손실을 초래한다"며 "미국과 파키스탄은 관계를 개선하고 함께 협력하기 위해 기회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간 파키스탄이 탈레반 등 아프간 반군 및 테러리스트와 연계돼 있다며 비난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테러리스트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최근까지도 트위터 등을 통해 파키스탄 정부를 비난하며 칸 총리와 설전을 벌여왔다.
이런 점에서 파키스탄의 도움을 요청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취임한 칸 총리와 직접 의사소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칸 총리는 "우리는 탈레반이 미국과의 회담에 참여할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쿠레시 외무장관도 "파키스탄은 정치적 합의를 통해 아프간 전쟁을 종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옹호해왔다"며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탈레반과 여러 차례 접촉하면 정식 평화회담 추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탈레반 측과 비밀리에 여러 차례 만난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 특사는 지난달 18일 내년 4월 이전에 평화협정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앨리스 웰스 미국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수석 부차관보를 앞세운 미 대표단이 탈레반 측 대표 6명과 극비리에 만난 바 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려고 아프간을 침공했고 현지에서는 이후 17년 넘게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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