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글로벌 이주협약 거부 국가들 다시 생각해봐야"
이주담당 집행위원 "EU 한목소리 내야…법적 구속력도 없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는 10일 채택 예정인 유엔의 이주에 관한 글로벌콤팩트(이주협약)를 거부하는 유럽 국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협약 수용을 촉구했다.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주담당 집행위원은 3일(현지시간) 발행된 독일 일간 디 벨트 인터뷰에서 "법적 구속력도 없고 누구도 이주자 문제와 관련해 강요받지 않는데 왜 협약을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약 거부를 선언한 EU 국가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서 협약에 동의해주기를 바란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급증하는 이주자 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다루기 위해 유엔이 지난 7월 마련한 글로벌콤팩트 초안은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난민대책회의에서 정식 채택될 예정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속속 이탈 국가들이 생기고 있다.
헝가리와 오스트리아에 이어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가 거부 의사를 밝혔고 반난민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선 이탈리아도 모로코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정상적인 이주'에 관한 글로벌콤팩트로 명명된 이주협약은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대한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지만 법적인 효력은 없다.
EU 국가들 외에도 미국은 초안 작성부터 보이콧을 선언했고 호주, 이스라엘도 주권 침해 요소가 있다며 거부했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에서는 스위스도 의회 결정에 따르겠다며 유보했다.
아브라모풀로스 집행위원은 "협약을 거부한 국가들은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며 "EU가 마라케시에서 한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아프리카 파트너들을 실망하게 하고 이주 문제에 관해 점점 더 취약해지게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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