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 앞둔 최강희 감독 "심적으로 매우 힘들다"
"멀리서 전북 응원할 것, 전북은 또 다른 전북을 만들어야"
전북 선수들, 첫 골 넣고 큰 절 세리머니
(전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별전을 앞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 KEB하나은행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정규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녹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실로 들어왔다.
옅은 미소를 띤 최강희 감독은 취재진과 인사한 뒤 한숨부터 몰아쉬었다.
최 감독은 낮은 톤의 목소리로 "심적으로 매우 힘들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 전북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슬픈 감정이 많이 들었다"라며 "그러나 최근 만난 많은 팬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격려해주고 위로해 줘 힘이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북은 또 다른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나도 멀리서 응원하겠다. 선수단과 팬들이 많이 생각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5년 전북 감독으로 부임한 뒤 K리그 통산 6차례 우승을 일궈낸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막판 우승을 확정한 뒤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과 계약했다.
전북은 한국에서 더 이룰 것이 없는 최강희 감독의 중국 진출을 기쁘게 허락했고, 최강희 감독은 전북과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해피 엔딩'이었지만, 막상 이별을 앞둔 최강희 감독은 심적으로 많이 흔들리는 듯했다.
그는 "선수들의 얼굴을 직접 보기가 힘들어 오늘 팀 미팅에 들어가지도 못했다"라며 "그러나 나는 떠나지만, 전북은 또 다른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여러 수식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라는 말에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며 "전북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잡았던 목표는 얼추 이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다만 2만~3만명의 평균 관중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공식적으로 오는 14일 중국에 들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그 전에 몇 차례 중국을 오가며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 구단은 이날 최강희 감독에게 기념패를 수여했고, 전주시는 명예 시민증을 줬다.
전북 선수들은 전반 14분 로페즈의 득점 때 최강희 감독에게 큰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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