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입국 한국남성 가방에 '뭉칫돈'…세관 당국 조사
변호인 "홍콩 카지노서 딴 돈 필리핀에 베팅하려 반입…불법행위 없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거액의 현금 뭉치를 소지한 채 필리핀에 입국하려던 30대 한국인 남성이 현지 세관에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ABS-CBN 방송이 2일 보도했다.
필리핀 세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홍콩발 필리핀항공편을 이용해 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A(35) 씨의 가방에서 거액의 지폐 뭉치가 발견됐다.
당국이 확인한 액수는 382만8천975 홍콩 달러(약 5억5천만원)다.
필리핀 세관 관계자는 "A 씨는 기내 휴대용 가방을 X레이 검색대로 통과시키라는 세관 직원의 지시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영어를 못한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문제의 가방을 검색해보니 내부에 검은 덩어리가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변호사 및 통역 입회하에 조사를 진행했고 가방 안에 있던 덩어리가 현금 뭉치로 확인됐다"며 "A씨는 불법 외환 반입과 외환 소지 한도에 관한 규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 변호를 맡은 마이클 모스키테 변호사는 홍콩 카지노에서 딴 돈을 필리핀 카지노에 베팅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며 세관 신고를 회피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모스키테 변호사는 "A 씨의 행위에 불법적인 것은 없다. 그는 도박에 큰 돈을 거는 이른바 '하이 롤러'(high roller)로 홍콩 카지노에서 많은 돈을 땄고, 그 돈으로 필리핀 카지노에 베팅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관 측은 이르면 2일 오후 A 씨를 기소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24시간 기소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그를 계속 가둬두는 것은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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