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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재정 빤한데"…지방의원 의정비 속속 인상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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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재정 빤한데"…지방의원 의정비 속속 인상 움직임
주민여론 무시 10∼25% 인상 의결, 일부는 뭇매 맞고 동결
여론조사 피하려 공무원 보수인상률 수준 선택도 다수

(전국종합=연합뉴스)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의 의정비가 내년부터 속속 인상될 움직임이 전국에서 일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공무원 보수인상률(올해 2.6%) 수준의 인상을 선택했지만, 20%가 넘는 대폭 인상을 의결한 곳도 있다.
지방의원들로서는 더 많은 의정비를 받는 것이 반가운 일이겠지만, 지자체의 재정난 속에 복지시책 확대를 기대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 10∼20%대 인상 추진…관건은 여론조사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에서는 큰 폭의 의정비 인상이 추진되는 기초자치단체가 여러 곳 있다.

나주시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전국 최고 수준인 25%의 월정수당 인상을 의결했고, 완도군 의정비 심의위도 19% 인상안을 마련했다.
장성군 의정비 심의위 역시 월정수당을 11% 올리자고 의견을 모았다.
월정수당을 공무원 보수인상률 이상으로 올리려면 행정안전부 지침상 여론조사나 공청회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3곳 모두 여론조사를 거치기로 했지만 민심이 인상을 지지해 줄지는 미지수다.
경남 합천군 의정비 심의위는 9.7%의 월정수당 인상안을 마련했고, 충북 괴산군 의정비 심의위도 10% 인상안을 의결했다.
두 곳 역시 여론조사를 거치기로 했다.
전남 광양시 의원들은 내년부터 9.5% 오른 월정수당을 받는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9.4%가 이 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인상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 여론 뭇매 맞고 동결
전북 임실군 의정비 심의위는 7.8%의 월정수당 인상안을 마련했다. 군의원들의 월정수당이 전국 다른 기초의회 의원들보다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 인상안을 적용하면 군의원들의 월정수당은 연 1천857만원에서 2천3만원으로 오른다.
그러나 임실군 의정비 심의위는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최근 군민 여론조사를 시행했는데 주민 반발에 부딪히면서 의정비 인상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의정비 심의위가 회의를 재개해 인상 폭을 결정하겠지만, 임실군은 내년도 군의원 월정수당이 동결되거나 1%대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시 의정비 심의위는 지난달 29일 시의원 월정수당을 동결하기로 했다.
월정수당 4천14만원과 의정 활동비 1천800만원을 합쳐 총 5천814만원인 연간 의정비는 2022년까지 4년간 현재 수준으로 묶인다.
당초 시의회는 2020년까지 월정수당을 동결하고 2021∼2022년에는 공무원 보수인상률에 준해 인상해 달라는 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과 자동차산업 침체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가계소득이 뒷걸음질 치는 현실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지난달 28일 의정비 동결을 시에 요청했다.
다른 지역보다 소폭의 인상을 추진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고 백기를 든 모양새가 됐다.
인천 연수구의회도 월정수당을 2천460만원에서 19%나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시민단체 반발과 의정비 심의위 제동으로 뜻을 접었다.
연수구 의정비 심의위는 결국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밑도는 2.18%의 인상안을 의결했다.

◇ 여론조사 피해 '공무원 보수인상률 이하' 선택
대부분의 광역·기초단체 의정비 심의위는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기준 삼아 지방의원 월정수당 인상을 결정하는 분위기다.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인상 폭이 공무원 보수인상률 이하이면 여론조사나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절차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 중에는 인천시가 월정수당을 동결했고, 광주시는 공무원 보수인상률만큼 인상하기로 했다.
몇몇 시·도는 공무원 보수인상률 수준에서 인상하되 4년 중 1∼2년은 동결하는 식의 인상안을 마련했다.
부산시 의정비 심의위는 내년과 2021년에는 공무원 보수인상률만큼 월정수당을 인상하되 2020년과 2022년에는 동결하는 격년 인상 방식을 택했다.
경남도는 내년엔 동결하되 2020년에는 공무원 보수인상률의 50%를, 2021∼2022년은 100%를 적용하는 안을 확정했다.
제주도는 내년 월정수당을 동결한 뒤 향후 3년간 공무원 보수인상률만큼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전시는 내년에 공무원 보수인상률만큼 올리되 2020∼2022년은 50%씩만 반영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내년에 공무원 보수인상률만큼 월정수당을 올리기로 했지만, 2020∼2022년 인상안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부산 금정구와 경기 양주·이천시가 공무원 보수인상률에 준해 월정수당을 올리기로 했고, 전남 여수시는 이를 밑도는 2.5%의 인상안을 확정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내년에 2.4%를 인상한 후 향후 3년간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주시는 내년엔 동결하되 격년으로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반영해 월정수당을 올리기로 했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의정비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어려운 지자체 재정 형편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인상은 대체로 어려울 것"이라며 "상당수 의정비 심의위가 공무원 보수인상률 수준에서 인상 폭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종구 김도윤 김선경 김재홍 박주영 백도인 심규석 임보연 이승형 장덕종 전지혜 최찬흥 허광무 황봉규 기자)
k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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