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년 걸쳐 이뤄진 CO2 증가 한 세기 만에 진행 중"
엽록소 잔해 피탄 화석 통해 고대 CO2 수치 확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역사에서 수백만년에 걸쳐 이뤄진 이산화탄소(CO2) 증가가 지난 한 세기 만에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네덜란드해양연구소(NIOZ)와 유트레히트 대학 과학자들은 클로로필(엽록소)의 잔해물인 피탄(phytane) 화석을 이용해 고대 생태계의 CO2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밝혔다.
피탄은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는 모든 식물과 조류(藻類), 일부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것이어서 도처에서 화석을 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대 CO2 수치 자료를 시기별로 빠짐없이 확보할 수 있는 훌륭한 대용물로 지적됐다.
특히 약 5억년 전 캄브리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CO2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있다.
과학자들은 얼음 핵의 거품에서 CO2를 직접 측정할 수 있지만 이는 시기가 100만년으로 한정돼 있다. 이때문에 조류나 나뭇잎, 고대 토양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CO2 수치를 측정해 왔다.
연구팀은 피탄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심해 지층 시료와 침전물 등 300여개의 샘플을 분석해 고대 CO2 수치에 관한 빈 시기가 없는 연속적인 기록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자료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육지식물은 제외하고 바다 생물 화석만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CO2 수치는 지금의 410ppm보다 훨씬 높은 1천ppm에 달했던 시기가 있었으며,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CO2 수치가 급격히 증가했던 시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NIOZ 소속 카이틀린 위트코우스키 연구원은 "수백만년이 걸렸던 변화가 지난 한 세기에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면서 "CO2 자료는 지구의 미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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