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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은행 '120억弗 차관' 착오 송금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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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은행 '120억弗 차관' 착오 송금 소동
키프로스 아닌 중앙아프리카共으로 잘못 보내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러시아의 한 국영은행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에 거액의 차관을 줬다가 취소하는 소동이 있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스베르뱅크(Sberbank)에 이어 러시아에서 2번째 규모의 국영은행인 VTB는 28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12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가 전산 착오를 확인하고 긴급히 송금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VTB는 이 차관은 지중해 섬나라인 키프로스(Cyprus)로 가야할 돈이었는데 소프트웨어 오류로 차관 공여 대상 국가가 잘못 지정되는 혼선이 야기됐다고 해명했다.
나중에 착오가 확인된 VTB의 올 3분기 해당 계정에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9억 달러에 불과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무려 8천20억 루블(120억 달러)의 차관 공여를 하도록 돼 있었다고 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옛 프랑스 식민지였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러시아의 중요 관문 가운데 한 곳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 소동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지 않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친러 성향인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한 팀의 군사 교관과 170명의 민간인 고문단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파견한 뒤 9차례에 걸쳐 무기류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투아데레 대통령의 국가안보 고문이 러시아 사람일 정도로 두 나라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면서 러시아 국영은행의 착오 송금 소동 배경을 진단했다.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위치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59달러(2015년 기준)로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최빈국에 속한다. 다이아몬드, 우라늄, 금 같은 부존자원이 풍부하지만 국토의 80%가량을 난립한 반군 조직들이 장악해 자원개발을 위한 외국인 투자가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용병업체 '바르네르' 등을 활용해 투아데레 정권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인 취재진 3명이 지난 8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동부 도시 시부트에서 이동하던 중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피해자들은 해외로 망명한 러시아 석유재벌인 미하일 호도르콥스키가 운영하는 탐사보도 센터와 연계해 러시아 용병 문제를 취재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사건 배후를 둘러싼 의혹이 난무했지만 지금까지 사건 경위는 규명되지 않았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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