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법원, "'귈렌 지원' 기업인 송환해달라" 터키 요청 기각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터키 정부가 자국 기업인 아킨 이펙(Akin Ipek·54)의 본국 송환을 요청했지만 영국 법원이 인권 학대 등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 법정은 이날 아킨 이펙과 다른 2명을 송환해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존 자니 판사는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인권법을 위반하는 학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다고 기각 배경을 설명했다.
터키 정부는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런던 고등법원에 항소할 뜻을 나타냈다.
터키 정부는 "테러조직의 멤버를 터키 사법체계로 데려오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 채굴 사업을 기반으로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쌓은 아킨 이펙은 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숙적인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지원해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1999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거주하는 귈렌은 엄청난 수의 추종자를 거느린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다.
터키 정부는 귈렌을 2016년 군부 쿠데타의 배후이자 테러리스트로 지목하고 수년 동안 미국에 그의 인도를 요청해왔다.
터키 정부는 이펙이 귈렌의 추종자를 가리키는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FETO)의 고위직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테러 자금 모금, 사기,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그의 인도를 영국 정부에 요청했다.
광업과 에너지, 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27개 계열사를 보유했던 코자이펙홀딩스의 회장이었던 이펙은 터키 정부가 회사를 몰수하자 2015년 영국으로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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