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의 인도·숲속에 잠든 물고기
메리 수를 죽이고·모유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나의 인도 = 박완서, 법정, 신경림, 이해인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의 인도 체험 여행기를 묶은 에세이집.
작가들은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인도를 바라본다.
인도에 대한 기억도 제각각이다. 인도 여인의 검은 눈동자로 기억하거나(문인수), 릭샤의 페달을 밟던 소년의 종아리에 불거진 힘줄로(나희덕) 혹은 버닝카트(갠지스 강가의 화장터)에서 타오르던 불꽃으로 떠올린다(동명).
이해인 수녀는 마더 테레사와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을 통해 인도를 추억한다.
책읽는섬. 224쪽. 1만5천원.
▲ 숲속에 잠든 물고기 = 현재 일본 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스릴러 장편 소설.
1999년 일본 도쿄에서 일어난 일명 '수험 살인'에서 모티브를 얻어 젊은 아이 엄마의 일상과 심리가 무너지는 과정을 그렸다.
'수험 살인'은 한 주부가 자신의 딸과 또래인 이웃의 2살 여자 어린아이를 살해한 사건이다.
이 주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입시에서 자신의 두 자녀는 탈락하고 이웃의 두 자녀가 합격하자 이런 일을 저질렀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기르며 서로 의지하던 엄마들 사이의 관계가 점차 의심과 불안, 질투로 물들며 무너지는 과정을 가쿠다 미쓰요만의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담아내 독자를 압도한다.
권인옥·김경림 옮김. 나남출판. 472쪽. 1만4천800원.
▲ 메리 수를 죽이고 = 현대 일본 문단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오쓰이치의 소설집.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 등 다른 소설가들의 작품들도 등장하지만, 사실 이들은 모두 오쓰이치의 다른 이름이다.
오쓰이치의 다섯 페르소나는 이색적인 꿈의 세계를 펼쳤고, 전혀 다른 매력의 일곱편의 단편은 한권의 환몽 컬렉션을 완성했다.
표제작인 '메리 수 죽이기'는 학교 문학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소년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가에서 '메리 수'라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언급되자 그가 누구인지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선영 옮김. 비채. 320쪽. 1만3천800원.
▲ 모유 = 영국 작가 패트릭 멜로즈의 '소설 5부작' 중 네 번째 이야기.
'괜찮아', '나쁜 소식', '일말의 희망'에 이어 출간됐다. '마침내'로 이어진다.
영국에서 유명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나오는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작가가 아버지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당하는 동안 아무런 도움이나 위로를 주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버지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세 전작으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시점부터 전개되는 '모유'에는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된 40대 패트릭이 등장한다.
작가는 자신의 고통을 신랄하고 날카로운 문장으로 표현하며 해소했다.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고 풍자적으로 표현했고, 함축적인 문장으로 간결하게 서술해 독자들이 행간을 살피고 이해하게 했다.
공진호 옮김. 현대문학. 392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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