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아들에게 특혜 준 구미 사립학교 '출석부 조작'까지
"족벌 체제"…이사장은 어머니, 교장은 맏며느리와 차남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경북도교육청이 27일 구미 H사립고교의 '학력경시대회 특혜 의혹' 감사에 나선 가운데 학부모와 교사 입에서 교장 전횡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H고교와 같은 재단인 중학교의 장모 교장은 H고교 교감에게 압력을 넣어 수학·영어 학력경시대회 나흘 전인 지난달 23일 중3 아들이 혼자 미리 시험을 보도록 했다.
H고교는 경북도내 중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우수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해마다 학력경시대회를 열어왔다.
H중학교는 장 교장 아들이 홀로 시험을 본 지난달 23일 4교시를 출석 처리했다가 경북도교육청 감사에 대비해 결석한 것으로 고쳤다.
또 H고교 교감은 "(승마 특기생인 장 교장 아들이) 승마대회 날짜와 겹쳐 학력경시대회에 참가할 수 없어 단순히 능력을 테스트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학부모와 교사의 주장은 다르다.
장 교장 아들은 H고교에 이미 입학이 결정됐고, 비밀리에 혼자 학력경시대회 시험을 친 점을 일부 교사들은 알고 묵인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반발과 언론 보도가 아니었으면 몰래 경시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처리했을 거라고 주장한다.
한 학부모는 "경시대회에 입상하면 상금과 해외문화탐방 참가 기회를 주는데 이보다 특설반에 들어가 개인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큰 혜택을 본다"며 "이런 비리가 발생한 것은 사립학교 족벌경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재단 이사장은 둘째 아들인 장 교장의 어머니이고, 고교 교장은 이사장의 맏며느리다.
이외에도 장 교장은 지난 6월 아들이 소년체전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자 교직원 회의시간에 수차례 동영상을 보여주며 아들 자랑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H고교는 체육 특기생을 모집할 때 특기생 부모가 학교발전기금을 낼 형편이 되는지 평가했다고 한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체육 특기생인데 H고교 관계자가 발전기금을 낼 수 있는지 코치를 통해 뒷조사했다"며 "매우 기분이 나빠 발전기금을 낼 수 없다고 밝히고 결국 다른 고교에 보냈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감사관실 팀을 학교에 보내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난이도 테스트를 특정 학생에게만 보게 했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했다.
한편 H고교는 학부모 반발이 거세자 학력경시대회를 이달 3일로 연기해 실시했고, 응시자 320여명 중 21명을 우수 학생으로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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