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직 전환해도 급여체계는 그대로…"정부 기준 준수하라"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강원지역 순회 보건강사들이 10년째 동결된 임금체계를 규탄하며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순회 보건강사는 보건교사가 없는 초·중·고교를 돌며 학생 안전과 건강 관련 보건교육을 담당하는 직군으로, 1인 당 학교 7∼15곳을 맡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2009년부터 이들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지만, 임금은 9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에 순회 보건강사들은 26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년 동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채용돼 매년 해고와 재취업을 반복하는 고용불안 속에 살다가 올해 초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직 앞에 '무기'라는 단어만 붙었을 뿐 도교육청은 노사협력으로 임금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강원지역 순회 보건강사의 기본급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4대 보험 개인 부담금을 포함해 200만원에 머물러 있다.
명절 휴가비도 20만원으로 다른 직군 강사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를 순회하면서 관용차가 아닌 개인차량으로 1년에 3만∼4만㎞를 주행하지만, 교통비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보건강사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맞춰 무기계약직 전환 직군에 대한 임금체계를 하루빨리 개선하라"고 주장했다.
김해선 횡성교육지원청 순회 보건강사는 "업무 특성상 교사자격증과 간호사면허증이 필요하지만, 강원지역에서 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흔치 않다"며 "이 같은 처우를 견디면서까지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지급 규정에 따른 최고 금액을 순회 보건강사에게 주고 있으며 올해 2차 추경을 통해 인상한 복지비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만큼 근속수당이나 상여금 등은 도교육청의 예산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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