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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격전지에 뚫린 '평화의 길'…DMZ 남북 전술도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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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격전지에 뚫린 '평화의 길'…DMZ 남북 전술도로 가보니
남북 군인 교대로 작업…서로 악수하며 공사현황 대화도 나눠
서주석 "이 길이 다져질수록 평화도 단단해질 것"

(철원=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지금 '금단의 땅'을 밟고 계신 겁니다."
22일 오후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DMZ)의 화살머리고지.
국방부는 이날 공동유해발굴 작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개설한 남북 전술도로 개설이 완료된 현장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전술 도로 길이는 군사분계선(MDL)을 기점으로 북측 1.3㎞, 남측 1.7㎞ 등 총 3㎞가량.
육군 소형전술차량에 올라타 통문을 지나 DMZ 안에 들어선 취재진은 군사분계선(MDL) 300m 지점에서 하차해 MDL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쇄석이 깔린 비포장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군사분계선'이라고 적힌 노란색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안내판을 기점으로 뒤쪽으로는 쇄석이 안 깔린 비포장도로가 나 있었다. 한 발짝만 넘으면 북녘땅이었다.
지난달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된 지뢰 제거 작업 현장이 언론에 공개된 적은 있지만, 'MDL 코앞'까지 민간인이 출입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탓인지 현장을 인솔하던 군 당국 관계자들은 "(쇄석이 깔린) 끝 지점을 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무로 우거진, '금단의 땅'인 이곳에 지뢰가 제거되고 새 길이 난 건 이달 1일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불과 3주 만이다.
서해선(경의선)과 동해선에 이어 생긴 세 번째 남북 간 연결도로다.
특히 남북 군 당국이 한반도 정중앙인 철원 DMZ를 관통하는 군사도로를 연결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개설된 남북 전술도로가 단순한 '군사도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을 때 북측 구간에는 작업 중인 군인은 없었다.
북한 군인은 왜 안 보이느냐는 질문에 오전에 작업을 하고 철수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남북 간 합의로 작업을 '교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연결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작업에 참여한 남북 군인들이 MDL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총부리 겨누던 남북 군인들이 악수한 '화해·평화'의 상징적 장면인 셈이다.



남측 구간의 경우 현재 노반공사가 완료됐으며, 내달부터 배수로 공사, 노면정리 작업, 환경보존 조치 등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술도로를 이용한 첫 차량 통행은 공동유해발굴 작업이 본격화되는 내년 4월께 예상된다.
국방부는 본격적인 공동유해발굴 작업을 위해 내년 4월께 MDL 인근에 남북 공동사무소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이는 북측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군 당국은 밝혔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서주석 차관은 "오늘(22일) 중부 전선 최초로 비무장지대를 열어 남북을 잇는 '평화의 길'을 만들었다"며 "DMZ 유해발굴뿐만 아니라 군사 당국 간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이 길이 더 다져질수록 남북 간 평화도 단단해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해발굴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화살머리고지는 6·25전쟁 당시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졌던 철의 삼각지역 중 한 곳이다.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사단과 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 대대, 중국군이 전투를 벌였다.
실제로 지난주까지 마무리된 지뢰 제거 작전 과정에서 DMZ 남측 지역에서만 14구의 6·25 전사자 유해가 발굴돼 현재 정밀감식이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남북 공동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되면 훨씬 더 많은 6·25 전사자 유해가 발견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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