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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돌아온 '조지킬'…170분간 객석 롤러코스터 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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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돌아온 '조지킬'…170분간 객석 롤러코스터 태워
선악 극단적 대비 인상적…평일 낮공연까지 전석매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21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핏빛 주사약이 팔뚝으로 흘러 들어가자 객석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선량하고 다정하던 '지킬'이 욕망과 분노의 화신 '하이드'로 변신하는 장면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하이라이트.
무대에 오른 배우 조승우(38)의 연기는 왜 관객들이 그토록 '조지킬'에 열광하는지를 증명했다. 약물의 괴로움에 온몸을 비틀며 바닥을 나뒹굴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거친 숨소리와 광기를 내뿜는 하이드가 됐다.
'지킬앤하이드'는 상반된 두 캐릭터를 한 사람이 소화해야 하므로 연기가 조금만 어설퍼도 코미디로 느껴지기 쉬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머리를 풀어헤친 채 미쳐 날뛰는 그의 연기에 객석은 순식간에 압도됐다.
오른쪽 얼굴은 단정하고 품위 있는 지킬 박사, 왼쪽 얼굴은 미치광이 하이드로 분장한 채 좌우를 번갈아 돌려가며 '대결(Confrontation)'을 열창하는 모습은 누구라도 잊기 힘든 명장면이다.
170분간 이어진 극과 극을 오간 아찔한 선악 연기가 끝나자 평일 낮 공연부터 1천200석 규모 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조승우의 '지킬앤하이드' 출연은 약 4년 만이다.
'지킬앤하이드'는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후 유독 한국에서만 이상하리만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인데, 조승우가 이 같은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캐릭터의 매력과 카리스마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작품이다 보니 조승우 특유의 드라마틱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연기가 한국 관객들의 취향과 딱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번 시즌 전까지 무려 243회 이 작품에 출연하며 '지킬앤하이드=조승우'란 공식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에서도 조승우 출연 회차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줄매진을 기록 중이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중고 마켓 등에서 정상 티켓의 두 배가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암표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정도다.
시원한 가창력으로 유명한 스타 배우 홍광호와 박은태가 조승우와 번갈아 지킬 역을 소화한다.
다만 캐릭터의 내면 갈등에 집중하는 극이다 보니 대규모 무대 장치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출연료가 높은 스타 배우들의 대거 출연 때문인지 티켓 가격도 높은 편이다. 금·토·일요일과 공휴일 관람료는 VIP석 기준 15만원이다. 평일 정가보다 1만원씩 더 받는 가격 구조를 도입했다.
공연은 내년 5월 19일까지 이어진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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