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클레이아크 특별전 '분단국 남과 북 아이' 23일 개막
얼굴 없는 탈북작가 등 4인이 보여주는 '상처와 희망'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전쟁을 치른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아이들은 남쪽과 북쪽에서 각각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을 겪고 난 후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남북의 아이들을 담은 전시회가 열린다.
경남 김해시 진례면에 자리 잡은 '세계 최초의 건축도자전문미술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방학을 앞두고 마련한 '아이의 이야기 속 그 아이' 전(展)이다.
전시는 오는 23일부터 내년 2월 10일 까지 미술관 큐빅하우스(갤러리 4)에서 열린다.
노순택, 선무, 최민식, 한애규 등이 회화, 사진, 도자 작품 등 총 36점을 냈다.
선무는 탈북작가이고 최민식은 황해도 출신 실향민이다.
어디서, 언제 태어났든 이들은 모두 한반도에서 전쟁과 분단이 어떤 상처를 남겼고 그것이 아이들의 일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작품은 그 산물들이다.
지금도 분단은 계속되고 있고 통일과 하나 됨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지만, 그 험난함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작가들은 남과 북에 살았고 지금 사는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어른들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본다.
아이들의 얼굴, 눈을 들여다보며 이들에게 다신 전쟁만은 안 된다는 결의를 채근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휴전협정이 있었던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애규 작가는 전쟁의 아픔을 이겨내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 모습을 흙으로 빚어냈다.
넉넉한 안식처 같은 어머니 뒤로 그녀와 희로애락을 지켜봤던 가축들이 따른다.
최민식 작가는 1928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났다. 전쟁으로 실향민이 된 그가 찍은 사진 속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그리움이 울컥하고 솟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는 고향엘 가지 못하고 2013년 2월 생을 마감했다.
남한에서 태어난 노순택 작가는 기자로 활동하며 오늘날 한국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사회문제에 분단 현실이 어떻게 작용하고 개입하는지 주목해 왔다.
평양에서 찍은 학생들의 집단체조 장면은 사진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하다.
탈북작가 선무는 북에 남겨진 가족들 안전 문제 때문에 가명을 쓰고 두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국경을 넘어와 이름도 얼굴도 없는 작가로 활동하는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의 가슴 속엔 고뇌와 절망, 좌절 등이 숨겨져 있을 것 같지만 캔버스 속 아이들 모습은 너무 천진난만하고 찬란하기까지 하다.
선무는 오는 24일 '작가와 대화'를 시도한다. 참석자는 애던 쇼버그 감독이 선무의 영화 같은 삶을 담아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선무다'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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