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부 고원 빙하, 예년 배 이상으로 녹아 "대형 재난 우려"
그린피스 "홍수·가뭄 등 발생 빈도와 규모 커질 것" 경고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아시아의 식수원'으로 불리는 중국 서부 고원지대 빙하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빠르게 녹고 있어 대형 재난이 우려된다는 강력한 경고가 제기됐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에 따르면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는 전날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 중국 서부 고원지대의 빙하가 예년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고 밝혔다.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에 있는 톈산(天山) 1호 빙하의 경우 녹는 면적이 1962∼1986년에는 연평균 5천㎡에서 1986년 이후에는 배 이상인 연평균 1만600㎡로 증가했다.
그린피스의 류쥔옌 활동가는 "중국의 빙하는 18억 인구에 물을 공급한다"면서 "이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는 건 중국과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빙하 면적은 5만1천800㎢에 달하며, 세계 중·저위도 빙하의 30%를 차지한다.
지구온난화 등이 작용한 결과 중국에서 매년 녹아내리는 빙하의 수량(水量)은 7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서부 고원지대의 빙하가 녹아 야르칸드 강 유역에 홍수가 발생, 2천500만㎥에 달하는 물이 흘러들면서 지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11월에는 브라마푸트라 강 유역의 빙하가 무너져 이 일대 6천600여 명이 피해를 보았다.
중국과학원도 지난 9월 "지구온난화로 인해 칭하이(靑海) 티베트 고원의 빙하가 50년 전보다 15%가량 줄었다"면서 "이 고원지대의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10월에는 "지구 기온의 상승 폭이 역사적 평균보다 1.5도 이내로 제한되지 않는 한 중국은 더 길고 치명적인 가뭄과 함께 파괴적인 홍수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목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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