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휘말린 솔하임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 사임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과도한 해외 공무 여행비 지출로 비판받아 온 에릭 솔하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사임했다.
노르웨이 외교관 출신으로 환경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그는, 오는 23일 물러나겠다는 뜻을 앞서 UNEP 홈페이지에 밝혔다. 그러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솔하임의 사직서를 바로 수리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20일 전했다. 사실 구테흐스 총장이 솔하임에게 사직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두자릭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유엔 사무총장은 솔하임 씨의 업무 수행을 고맙게 생각하며, 그가 중대한 환경 도전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앞장서 목소리를 내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이 이번 스캔들에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여행국(travel office)에 관해 (내부 회계 감사국이) 권고한 내용을 UNEP가 열성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라고만 두자릭 대변인은 덧붙였다.
AP통신에 따르면 솔하임은 사의를 표명하기 전인 지난 18일 유엔의 내부 회계 감사국으로부터 자신의 공무 여행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받았다. 이 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9월, 솔하임이 단 22개월 동안 항공여행과 호텔비로 거의 50만 달러를 썼고, 케냐 나이로비의 UNEP 본부를 비운 시간이 전체 근무시간의 80%에 달한다는 사실이 유엔의 1차 회계감사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맞서 싸워 온 유엔 기구로서 이 사건은 '평판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스캔들은 UNEP의 기금 모금에도 타격을 안겼다. 실제로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은 솔하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렇게 위태로운 상태에 놓인 자금 규모가 약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제공]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