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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이란, "수감자 석방" vs "핵합의 유지안 지연"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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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이란, "수감자 석방" vs "핵합의 유지안 지연" 팽팽
이란 찾은 英 외무, 이란계 영국인 수감자 석방 요구
이란, 핵합의 유지위한 특수목적법인 조속 가동 촉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중동 내 현안을 논의한다며 이란을 방문했으나 상대방에 대한 자국의 불만을 표출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제러미 헌트 장관은 이란 교도소에 2년 반 동안 수감 중인 이란계 영국인 나자닌 랫클리프의 석방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국인과 결혼한 랫클리프는 영국 자선단체 톰슨로이터재단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던 중 2016년 4월 친정 가족을 만나러 이란을 방문하고서 영국으로 돌아가려다 테헤란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이란과 영국의 이중 국적자이지만 이란은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아 법적으로 자국민으로 대우한다.
랫클리프는 이란 정권을 '조용히 전복'하려는 계획을 짜 안보를 위협한 혐의를 받고 구속기소 돼 지난해 1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헌트 장관은 19일 이란에 도착한 뒤 자국 언론에 "이란에 수감된 무고한 영국·이란의 이중 국적자들이 영국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이란 정부에) 얘기할 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지도부를 만나 이런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겠다"며 "무고한 이를 감옥에 가둘 수 없으며 이를 외교적 지렛대로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트 장관은 이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영국 국적자의 석방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트 장관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19일 밤 이란에 있는 랫클리프의 4세 딸과 친오빠를 만나 선물을 주고 위로했다.
그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그 어떤 어린아이도 이렇게 오랫동안 엄마와 떨어져서는 안 된다"며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헌트 장관은 랫클리프를 면회하려 했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헌트 장관의 이란 방문과 관련, 이란 정부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이 미국이 복원한 제재에도 이란과 교역을 계속하겠다며 금융 거래를 위해 설립한다고 약속했던 특수목적법인(SPV)이 늦어진다고 압박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헌트 장관을 만나 이란과 금융 거래를 전담하는 SPV가 조속히 가동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애초 이 SPV는 미국의 제재가 복원된 이달 5일 전에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차관은 19일 "미국의 압박이 두려운 나머지 SPV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유럽 국가가 아직 한 곳도 없다"며 "핵합의가 결국 붕괴한다면 EU는 미국보다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언론들은 양국 외무장관의 회동을 전하면서도 수감자 석방 문제는 보도하지 않았다.
이란 정부가 서방을 대상으로 '버티기와 주고받기식' 외교에 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랫클리프의 석방과 SPV의 실질적 운영을 엮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란 정부는 핵합의가 이행된 당일인 2016년 1월 17일 이란에 수감됐던 워싱턴포스트(WP) 테헤란 특파원, 기독교 목사 등 미국·이란 이중 국적자 4명을 석방했다. 당시 미국도 자국에 수감했던 이란인 7명을 맞교환 형태로 풀어줬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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