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KEI소장 "美 민주당, 비핵화 협상 발목 잡진 않을 것"(종합)
국회 찾아 손학규·정동영과 면담…"한미 간 대화노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설승은 기자 =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20일 국회를 찾아 "미국 민주당이 비핵화 협상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9월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스티븐스 소장은 민주당 정권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2009년 1월 이후에도 주한 미국대사직을 이어가며 2011년 11월까지 활동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이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미국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대화와 논의의 중단을 원치는 않는다"고 밝혔다고 정 대표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또한 "워싱턴 조야에 제재 완화 없이는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는 어렵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제재 유지라는 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한미 양국 간 대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조야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남북관계가 역사·문화·경제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해왔듯 북핵 문제를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스 소장은 면담에 함께한 박지원 의원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하자 "한미 양국 간 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 대표는 "미국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안티 트럼프' 기조와 관련해 KEI가 공공외교를 통해 민주당을 설득하는 선봉장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스티븐스 소장은 "한미관계는 어느 때 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KEI를 이끌면서 양국이 직면한 여러 사안을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를 할 수 있게 돼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 대표는 "일본이 한국에 비해 워싱턴에 들이는 자금과 인력은 60배라고 들었다"면서 "우리는 스티븐스 소장의 영향력으로 그 차이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이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 "K팝 등으로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한국에 대한 이해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 남북한 교류협력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미관계와 동맹이 어느 시점보다 중요한 때라는 점을 인식한다"며 "오는 2019년이나 2020년에 한미관계나 한반도 미래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한미 모두 강한 (대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북미관계가 잘 진전돼 한미관계와 한미동맹도 더욱 튼튼해지길 바란다"며 "문재인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잘 진행돼 한반도 평화의 길이 순탄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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