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청 IB 도입 추진 오락가락…속도 조절해야"(종합)
도의회, 이석문 교육감 상대 교육행정질문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프로그램 도입 계획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속도 조절과 충분한 공론화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20일 이석문 제주교육감을 상대로 한 제36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김장영 교육의원은 도교육청이 'IB 교육과정'에서 'IB 교육 프로그램'으로 명칭을 바꾼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다.
또한 김 의원은 "내년에 초교 2개교와 중학교 1개교에 도입하려고 모집을 진행했지만 신청 학교가 하나도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최근 나온 교육감 공약실천 세부계획을 보면 내년 2개교를 시작으로 4년간 6개교에 IB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초·중은 신청 학교가 없으니 고교에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며 "조삼모사식이다. 이렇게 해서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두르지 말고 멀리 보면서 하나하나 다지면서 봐야 한다"며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제주외고에 IB DP(Diploma Programme, IB 고교과정)를 도입해 외국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양영식 의원은 "IB 도입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에서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저 역시 IB의 교육 방향성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없다. 너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비용이 비싸다, 또다른 특권학교를 만드는 것 아닌가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고 장문의 에세이와 논리적 토론·탐구과정 등이 일반 학생들에게 너무 어렵고 버겁지 않을까도 우려된다"며 "임기 중 성과나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명칭을 바꾼 것은 교육과정이라고 칭하면 IB에서 설계한 교육과정 그대로 도입해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충돌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서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고등학교의 경우는 교육청 의지로 내년 하반기에 IB DP를 도입할 읍·면 고교 1곳을 지정하고, 초·중학교는 열어놓고 신청을 받을 생각"이라며 "공약실천 세부계획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청 학교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IB 도입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학교에서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큰 방향은 고교에 DP를 도입할 것이고, 초·중은 열어놓고 추진한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제주외고 IB DP 도입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교육감은 "IB DP 도입으로 읍·면 고교를 선택해서 가는 학교로 만들 것이다. 읍·면 고교의 IB DP가 제주 고교체제 개편의 완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교육청 예산도 교원 연수와 IBO 한국어 관련 기구를 만드는 예산 외에는 혁신학교에 지원하는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학생부 종합전형 관련 모 고교에서 내신 논란이 있었다. 정시 확대, 수능 중심으로 가지 않으려면 교육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스스로 만들기 전 과도기적 단계에서 (IB 도입이) 필요하다"며 "IBO와 한글화 관련해서 긍정적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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