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볼턴, 자신의 어젠다까지 챙겨…정책 조율 붕괴"
"대통령 직관에 가까워…최상 안보보좌관" 옹호도 나와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균형된 조율보다는 소수 집중화된 의사 결정방식으로 안보현안을 주도해 내부의 비판세력으로부터 '프레지던트 볼턴'(대통령 볼턴)으로 불리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18일자 기사에서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는 물론 자신의 어젠다에까지 힘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란 핵합의 탈퇴나 유엔에 대한 지원 축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새로운 관계 구축 등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ICC(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반대나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 위협 등과 같이 과거 자신이 유엔주재 미국 대사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서 옹호한 신조를 추구하는 데도 지위를 활용해왔다고 WSJ은 설명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직접 비판과 위협을 쏟아낸 ICC 문제는 그의 취임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중하지 않았던 현안이라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고위급, 소규모 그룹 등과의 접촉을 통해 중앙집중화된 의사결정을 선호하며 장관급회의(principals committee)를 개최해온 전임 맥매스터 보좌관보다 회의를 덜 열고, 국가안보 현안 논의에서 역할을 하는 인사의 숫자를 줄여왔다고 WSJ은 설명했다.
대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정기적으로 조찬이나 오찬 형식의 협의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의 업무 행태나 스타일에 대해서는 비판과 옹호가 엇갈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국가안보보좌관의 역할은 자신의 어젠다가 아닌 대통령의 어젠다를 진전시키고, 관계 기관 사이에서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조율 과정은 붕괴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일부 인사들은 전임 맥매스터 보좌관 때보다 중요한 정책 결정에서 자신들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맥매스터 보좌관은 자신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해왔지만 볼턴 보좌관은 서면으로 의견을 접수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대통령의 어젠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신의 주장을 추구하는 볼턴 보좌관의 능력을 놓고 일부 비판세력 사이에서는 '프레지던트 볼턴'이라는 별명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관리들은 볼턴 보좌관의 짧은 회의와 소규모 집단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더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을 하는지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국가 안보정책과 전략, 행정명령 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는 "볼턴 보좌관의 직관은 그의 전임들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관에 더 가깝다"면서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아마 최상의 국가안보보좌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워싱턴DC의 한 행사에서 "제가 대통령께 권고하면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면서 "나는 국가안보보좌관이지, 국가안보 결정권자가 아니다"라면서 자신의 어젠다를 챙긴다는 일부의 비판을 일축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월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서만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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