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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교향곡·라보엠·호두까기 인형…연말에 들어야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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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교향곡·라보엠·호두까기 인형…연말에 들어야 '제맛'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단골 공연'이 올해도 관객들을 맞이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발레부터 인류 화합과 희망을 꿈꾸게 하는 음악까지 취향대로 골라볼 수 있다.
◇ 송구영신의 베토벤 '합창' 교향곡

연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으로는 단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첫 손으로 꼽힌다.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 불굴의 의지, 인류애와 희망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담은 시인 실러의 가사 덕분에 송년 음악회에서 자주 연주된다.
이 작품 백미는 역시 합창이 등장하는 마지막 악장이다. '모든 인간은 한 형제'임을 노래하는 4악장에서 베토벤은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인류가 형제애를 나누는 유토피아를 그린다.
올해도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줄줄이 '합창' 교향곡을 연주한다.
서울시향이 다음 달 21~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합창' 교향곡 공연은 벌써 양일 매진을 기록했다.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 지휘 아래 소프라노 이명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박지민, 베이스 박종민 등이 솔리스트로 참여한다. 국립합창단과 안양시립합창단도 가세해 평화와 새해를 향한 합창의 환희를 노래한다.
KBS교향악단은 내달 27일과 28일 각각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에서 '합창' 교향곡을 연주한다.
상임지휘자 요엘 레비가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이윤정,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정호윤, 베이스 이동환 등이 성악진으로 출연한다. 서울시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모테트합창단이 하모니를 더한다.
◇ 발레계 스테디셀러 '호두까기 인형'
발레 '호두까기 인형'도 연말마다 매진행렬을 기록하는 인기 레퍼토리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인형과 꿈속에서 여행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호두까기 인형과 장난감 병정, 사탕 요정, 과자 왕국 등 화려하고 동화적인 요소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져 송년 분위기를 즐기는 데 제격이다.
국내 발레단들도 매년 연말 이 작품을 선보이는데 조금씩 다른 버전이어서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각 발레단에서 내세우는 신인 무용수들이 관객들에게 주역 무용수로 눈도장 찍는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국립발레단은 내달 15~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2000년 초연 이후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주인공 소녀 이름을 '클라라'에서 '마리'로 바꾸고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해주는 주인공의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를 법률가이자 마법을 쓰는 신비로운 인물로 설정하는 등 각 등장인물에 구체적인 설정을 추가해 극의 개연성을 높였다.
또 목각인형 대신 어린 무용수가 호두까기 인형을 직접 연기하도록 한 것도 사랑스럽다.
김지영, 박슬기, 신승원, 이재우, 김기완 등 발레단 간판 무용수들이 번갈아 출연하는 가운데 신예 조연재와 정은영이 주역 데뷔한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은 내달 20~30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1934년 바실리 바이노넨이 안무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춤 위주인 국립발레단 버전과 달리 줄거리를 설명하는 발레 마임과 춤이 함께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다.
드로셀마이어로 분장한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실제 마술을 보여주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성인 무용수 한 명이 클라라(마리)를 연기하는 다른 발레단들과 달리 1막은 어린 무용수가, 1막 후반부터는 마법에 의해 아름답게 성장한 성인 무용수가 등장하며 동화적 설렘을 더하는 것도 UBC 버전의 특징이다.
1986년 국내 초연한 뒤 지난해까지 32년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서혜원, 이고르 콘타레프 등이 주역 데뷔전을 치른다.
◇ 낭만적인 겨울 위한 오페라 '라보엠'

푸치니 '라보엠'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한 가난한 연인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겨울 무대에 제격이다.
'그대의 찬 손', '내 이름은 미미' 등 주옥같은 아리아로 유명하다.
국립오페라단은 12월 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이 오페라를 올린다.
2012년 초연한 이후 꾸준히 사랑받은 프로덕션으로, 현실과 상징을 뚜렷이 대비되게 표현한 무대가 특징이다.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서선영이 아름답고 병약한 미미 역을, 테너 정호윤·이원종이 가난한 시인 로돌포 역에 캐스팅됐다. 성시연이 지휘 아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12월 22~26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라보엠'도 화려한 출연진을 앞세운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르며 주목받은 소프라노 황수미가 미미 역으로 출연하며 눈길을 끈다.
2016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라보엠'에 출연한 바 있는 소프라노 마혜선이 황수미와 번갈아 미미 역을 연기한다.
로돌포 역에는 테너 강요셉과 조지 오니아니가 캐스팅됐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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