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신남방정책 가속 발판 마련…아세안과 협력 새 단계로
5박6일 아세안·APEC 순방 마무리…메콩유역 정상들 내년 한국 집결
미중 무역전쟁 속 교역·투자 활성화 주력…'新경제지도' 기반 다지기
APEC에선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 제시…격차 해소에도 기여 의지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박 6일에 걸친 아세안(ASEAN)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한다.
이번 순방의 핵심 성과 중 하나로는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신남방정책을 가속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강해지고 미·중 간 무역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교역·투자 및 인적교류를 확대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공동번영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메시지를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은 식민지 시대와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이룬 유사한 역사적 경험이 있다. 각별한 동지애를 느낀다"며 "하나 된 힘으로 평화·번영이 앞당겨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내년 한국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여는 데 합의한 것은 추상적 협력강화 선언을 뛰어넘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기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이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자고 제안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검토하기로 해, 한국과 아세안이 경제뿐 아니라 평화체제 구축에서도 긴밀히 협력한다는 의미를 더했다.
특별정상회의에 이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 5개 메콩강 유역 국가 정상들과 '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열기로 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베트남의 경우 단일국 기준으로 중국·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3위 수출 상대국으로 자리를 잡은 데다, 2020년에는 대 베트남 수출이 유럽연합(EU) 전체에 대한 수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등 '효자 국가'로 꼽히는 나라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해 '메가 자유무역협정(FTA)'로 불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관련해서도 내년 최종 타결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는 이런 신남방정책은 러시아 및 유라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북방경제 정책과 맞물려 문재인 정부 2년 차의 '신(新) 경제지도' 구상 실현에 밑거름이 되리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순방 도중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는 지난 50년간 미·일·중 등 횡축을 중심으로 번영을 이뤘으나 이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신남방정책 대상 국가를 블루오션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새로운 경제지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의 역내 다자협력체제 강조 행보는 APEC의 무대가 된 파푸아뉴기니에서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APEC 지역 기업인들을 만나 "최근 보호무역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세계 경제의 커다란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고 "건강한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PEC에서는 문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비전으로 제시해 온 '혁신적 포용국가'를 국제무대에 선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의 주제는 '포용적 기회 활용, 디지털 미래 대비'와 관련, "한국의 국가비전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국가 정책이 세계적 흐름과 어긋나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포용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제안한 '디지털 혁신기금 창설' 역시 정보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배제적 성장이 아닌 포용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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