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여학생회 존폐 갈림길…'학생 총투표' 부친다
19∼21일 총투표 실시…총여학생회, 여학생총회·대토론회 개최 예정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동국대 총여학생회(총여)의 앞날이 다음 주 학생 총투표로 결정된다.
17일 동국대 총대의원회에 따르면 대의원회 산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9∼21일 학부 재학생을 대상으로 총여 존폐에 관한 학생 총투표를 시행한다.
투표 안건은 '총여 폐지 및 관련 회칙 삭제'다.
앞서 이 학교 총대의원회는 이달 5일 대학생 전용 소셜 미디어인 '에브리타임'을 통해 학생 총투표 실시 기준(500인 이상)을 넘는 재학생 약 530명으로부터 총여 폐지를 총투표 안건으로 발의하라는 요구를 담은 온라인 서명을 받았다.
이튿날 총대의원회는 중앙위원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갔으나 대리 서명이나 위조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온라인 서명의 정당성이 문제가 됐고, 다시 오프라인으로 서명을 받았다.
오프라인 서명 결과 15일 오후 8시를 기준으로 총학생회 정회원 710명이 이번 학생 총투표 시행을 요구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투표 요구안'에는 총여 폐지 이유로 '시대적 흐름에 따른 총여의 역할과 정체성의 혼란', '학내 갈등 조장과 통합 저해', '총여의 실질적 운영 성과와 소통의 부재' 등이 담겼다.
존폐 위기에 놓인 총여 측에서는 21일 여학생총회를 여는 한편, 23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세 차례 대토론회를 개최해 총여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관해 의견을 공유한다.
윤원정 동국대 총여학생회장은 "총여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총투표 날짜가 정해졌다는 게 유감스럽다"며 "총여에서는 총투표와는 별개로 그동안 준비해온 여학생총회와 토론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학생총회를 앞두고는 '우리가 세우고 우리가 지키는 총여학생회', '지지 말고 지지하자' 등의 플래카드를 교내 곳곳에 내걸고, 계단 선전물을 부착하는 등 총여 존립을 위한 홍보 활동에 나섰다. 학내외로부터 연대의 뜻을 담은 대자보도 받고 있다.
총여 존폐가 총투표까지 부쳐지는 동안 학내에서는 이와 관련한 갈등의 조짐이 감지됐다.
9월 중순께부터는 학생들의 익명 게시판인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학생회비가 총여학생회 운영에 쓰이는 데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잇달아 게재됐다.
최근에는 '총여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대자보를 찢고, 욕설을 남기는 등 훼손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