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의회, 국익 고려해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해야"
자유투표 허용 여부 묻자 즉답 피해…"각료들 자리 유지하길 원한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투표와 관련해 "모든 의원은 국익을 고려해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L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영국의 EU 탈퇴협정 합의안 내용과 정부 입장 등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메이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 이들은 영국의 '자주권'을 매우 중요시했는데, "이번 합의안은 정확히 이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정식 서명된 뒤 하원에 제출됐을 때 자유투표(free vote)를 허용할 것인지를 묻자 "내각은 이 나라에 집단적 책임이 있다. 정부 정책은 정부 정책이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메이 총리는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과 관련한 이른바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몇몇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장치'가 가동되면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만큼 영국 본토와 아일랜드 섬 사이에 새로운 국경이 세워지지 않을 것이며, 이는 영국의 통합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아일랜드는 나머지 영국과 다른 일부 규제를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시인했다.
'안전장치'로 인해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의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10명)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DUP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 에스터 맥베이 고용연금부 장관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발해 사임한 것과 관련, "그들이 내각을 떠나야 한다고 느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나머지 각료들이 계속 자리를 지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로 인해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본인 스스로가 당뇨병을 갖고 있어 덴마크 의약품을 쓰고 있다며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직전 나치 독일 히틀러의 술책에 넘어가 뮌헨협정에 서명한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을 빗대 자신을 '현대판 체임벌린'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에 영원히 갇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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