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판매 부진에 중국 기업들 대규모 감원 사태
보언광학·폭스콘 등 수천 명 해고…노동자들, 공장 몰려와 항의시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 신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중국에서 대규모 감원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홍콩 명보와 빈과일보가 16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 시에 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스크린 공급업체인 보언(伯恩)광학은 최근 임시직 노동자 8천여 명을 해고했다.
애플, 삼성, 화웨이 등에 스마트폰 스크린을 공급하는 보언광학이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은 주요 납품처인 애플이 최근 주문 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지난 9월 신제품인 아이폰 XS와 XR 시리즈를 내놓았으나, 높은 가격임에도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 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통상 애플이 가을에 신제품을 발표하면 중국 내 부품 공급업체들의 임시노동 수요가 급증하지만, 올해에는 신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대규모 감원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분노한 임시직 노동자들은 지난 9일부터 보언광학 공장으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 가족까지 합세해 한때 1만여 명의 사람들이 공장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후이저우 시 당국은 부랴부랴 중재에 나서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최근 항의 시위를 중단했다.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은 보언광학뿐이 아니다.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도 애플의 주문 감소에 중국 선전(深천<土+川>) 공장의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매일 1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폭스콘 공장을 떠나고 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애플 공급업체 중 하나인 웨이촹리(創力旗)플라스틱과학기술도 애플의 주문 감소에 회사 직원들에게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휴가'를 떠나도록 명령했다. 휴가를 내세운 실질적인 감원인 셈이다.
빈과일보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에 애플의 주문 감소까지 겹치면서 중국 내에서 감원사태가 잇따르고 있어 앞으로 노사분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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