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과 시중·국책은행장 15명 총리공관 초청 첫 오찬
"해외진출 은행 지원,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배려 권고"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구정모 한혜원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6일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금융기관의 핀테크기업 보유를 허용해달라'는 은행장들의 요구에 "4차 산업혁명에 금융도 선제로 부응하기 위해 그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과 15개 시중·국책은행의 은행장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오찬하며 이같이 답하고,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게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 관련 법령에 따라 금융기관은 핀테크 기업의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이 총리는 또 기업은행·대구은행이 베트남 진출을 추진하는 등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에 대해 한국 정부가 현지 당국에 관련 인가를 빨리 내줄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등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자체 공공금고를 지방은행에 일정 부분 안배하고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들도 지방은행과 어느 정도 거래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 총리는 "지자체와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이 지방은행을 일정 부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적극적으로 권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식별화 개인정보 이용'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개선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금융위 부위원장이 "정부도 적극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이 총리 또한 시민단체의 반대 여론도 있지만,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활성화하는 방안에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은행이 이익을 많이 내면 예대마진으로 돈을 쉽게 번다고 비난을 받고 이익을 적게 내면 무능하다고 비판을 받는 것은 금융인의 숙명인 것 같다며 은행들에 가능하면 이익을 많이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가난한 사람은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부자는 금리가 낮은 것은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의견도 피력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밖에 금융위 부위원장은 핀테크 등 금융기법 발전에 걸맞은 금융소비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은행장들의 요청에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총리가 은행장들을 총리공관으로 초청한 것은 처음이며, 은행연합회 소속 19개 은행 가운데 산업은행·농협·SC제일은행, 수출입은행 등 4개 은행장은 해외출장 중이라 불참하고 나머지 15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이날 오찬은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의 요청으로 마련됐으며 정오에 시작해 예정된 시각보다 한 시간이 길어져 오후 2시께 끝났다.
이 총리는 오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은행장들에게 "당부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 결단코 아니고 감사드릴 게 네 가지, 말씀 듣고 싶은 것이 세 가지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 정부 경제운영에 협력 ▲ 중견·중소기업 지원 확대 ▲ 취약계층·서민 지원 확대 ▲ 청년일자리 창출 등 공익활동 등 네 가지에 감사를 표하고, ▲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금융권의 노력 ▲ 금융권의 노력을 돕기 위해 정부가 더 해야 할 것은 없는지 ▲ 정부 정책·경제운영에 대한 금융권의 생각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김태영 회장은 "총리께서 지난 9월부터 매주 규제혁신성과를 직접 챙기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부처에 주문한다는 기사를 보고 감명받았다"며 "은행권에서도 정부정책 방향에 맞춰서 생산적 금융·포용적 금융·신뢰받는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참석했다.
또,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 빈대인 부산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과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도 함께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