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검찰, 뇌물 사건 '내부 고발' 핵심증인 타살 의혹 수사
브라질 건설사 뇌물공여 제보자 숨진뒤 아들도 독극물에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사법당국이 브라질 대형 건설사와 관련한 뇌물 사건의 핵심 증인이 타살된 정황이 제기돼 수사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일간 엘 티엠포 등 콜롬비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뇌물 사건을 제보한 핵심 증인인 호르헤 엔리케 피사노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콜롬비아 중부 내륙 지역을 카리브해 연안과 연결하는 '루타 델 솔' 도로 건설 사업의 감사로 일했던 피사노는 지난 8일 수도 보고타 북부 외곽에 있는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숨졌다.
'루타 델 솔' 도로 건설 사업은 오데브레시와 콜롬비아 제휴업체에 낙찰됐다. 그러나 오데브레시가 공사 수주를 위해 뇌물을 건넨 증거가 나오면서 2017년 2월 계약이 취소됐다.
검찰은 오데브레시가 공사 수주를 위해 3천만 달러(약 340억 원)의 뇌물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피사노는 사망 초기에 심장발작 탓에 숨진 것으로 추정됐으나 나중에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피사노의 아들 알레한드로 피사노가 아버지가 숨진 지 사흘 뒤 아버지의 집에서 병에 든 물을 먹고 독극물에 중독돼 숨졌기 때문이다.
피사노의 아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건축가로 일하다가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콜롬비아를 찾은 뒤 변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알레한드로가 아버지의 책상에 있던 물병을 마신 뒤 바로 쓰러졌으며,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사인을 청산가리 중독으로 진단했다.
오데브레시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정·재계를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진원지였다. 오데브레시는 지난 2001년부터 중남미 9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3억8천620만 달러(약 4천410억 원)를 뇌물로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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